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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공공주택 2만가구로 확대...정부, ‘규모의 경제’로 공사비 낮춘다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세종시 행복주택.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이미지 확대보기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세종시 행복주택.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 일반 공법보다 비싼 공사비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하고 발주 물량을 늘려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기존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평균 발주 규모는 3000가구에서 5000가구로 약 67% 늘어난다.

모듈러 주택은 건물의 주요 구조체와 내부 마감재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철근콘크리트 방식과 달리 현장 공사와 공장 제작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국토부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경우 통상 2년가량 걸리는 공사기간을 약 1년6개월로 30%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작업을 줄일 수 있어 건설현장 안전사고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높은 공사비가 걸림돌이다. 정부 추산으로 현재 모듈러 주택의 공사비는 현장 시공 방식보다 약 30% 높고, 일반 공법과 비교하면 가구당 약 7000만원이 더 들어간다.

정부는 이 같은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추가 공사비의 약 50%를 재정으로 지원한다. 공공 발주를 확대해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고 생산량 증가에 따른 원가 절감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25층 모듈러 아파트 추진…고층화도 속도


모듈러 주택의 고층화도 추진된다. 현재 국내 준공 모듈러 주택 가운데 가장 높은 건물은 2023년 준공된 13층, 106가구 규모의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이다.

LH는 경기 의왕초평 A4블록에서 최고 22층, 381가구 규모의 모듈러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준공 목표는 2027년 11월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하남교산 A1블록에서 최고 25층, 400가구 규모의 고층 모듈러 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40~50층대 모듈러 공동주택이 등장했다. 싱가포르는 내부 마감까지 공장에서 마친 입체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PPVC(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 공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클레멘트 캐노피’는 40층짜리 2개 동, 505가구 규모로 2~40층에 PPVC 공법이 적용됐으며 ‘애비뉴 사우스 레지던스’에는 56층짜리 2개 동에 같은 공법이 적용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일부 공동주택 사업지에서 PPVC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지원해왔다.

모듈러 특별법 제정...규모의 경제로 가격 낮춘다.


모듈러 주택과 현장 주택 건설 비교. 출처=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모듈러 주택과 현장 주택 건설 비교. 출처=국토교통부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의 최대 과제는 높은 공사비를 얼마나 빠르게 낮추느냐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동일한 구조물을 반복 생산하는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의 안정적인 발주 물량과 설계 표준화가 확보돼야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LH 토지주택연구원도 2022년 ‘모듈러주택 공사비 특성 분석 및 내역체계 수립’ 보고서를 통해 모듈러 건축의 경제성이 대량생산 여부와 공장 제작 비율, 간접비 산정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출 수 있고, 반복 생산 과정에서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사비 외에도 인증체계 부재와 미비한 발주 절차 등을 모듈러 주택 활성화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이에 ‘모듈러 특별법’을 제정해 기술·품질 기준을 높이고 진흥구역 지정과 발주제도 개선, 재정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H 역시 2024년 발표한 ‘2030 OSC(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 주택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모듈러 주택을 활용해 공사기간을 기존 대비 50% 단축하고 공사비는 기존 공법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결국 모듈러 주택 확산 여부는 연간 5000가구 규모로 늘어나는 공공 발주가 실제 생산비 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재정 지원을 통해 기존 공법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동안 업계가 안정적인 생산 규모와 표준화 체계를 확보한다면 모듈러 주택이 주택 공급 기간을 단축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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