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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규제 확 푼 정부…건설사 "숨통 트이지만, 사업성은 숙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서울 도심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건설업계에서는 입찰보증금과 이주비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 규제 완화가 건설사와 조합의 금융 부담을 낮춰 사업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 사업성 문제가 여전해 실제 착공 확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입찰보증금·PF·이주비 부담 완화…건설사 "사업 여건 개선"


정부는 지난 13일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4000가구의 정비사업이 정상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우선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간소화한다. 시공사 입찰보증금을 현금 대신 보증서로 납부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한다.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방식을 개선하고 PF 대출보증 한도를 총사업비의 60%까지 높이는 특례를 내년까지 연장한다. 2028년까지 착공하는 정비사업의 임대주택 인수가격은 기본형 건축비의 80%에서 100%로 높인다.

공사비 분쟁을 줄이기 위한 정비사업 전문 중재기구를 설치하고 착공 이후 물가변동 반영 기준도 명확히 한다. 소형주택 공급 확대 사업장에는 기부채납 부담을 완화하는 등 사업성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조치가 대형 정비사업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의 유동성 부담을 줄이고 수주 참여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 입찰보증금을 현금 대신 보증서로 납부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면 유동성 부담이 줄어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입찰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착공 이후 물가변동 반영 기준이 명확해지면 ESC(물가변동조정조항)를 통한 공사비 증액 근거가 마련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정당한 공사비 인상분을 보다 안정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시공사 입장에서는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일부 사업 부담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과 정비사업 전문 중재기구 신설, 기부채납 부담 완화 등도 사업성을 높이고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 기준 완화와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등으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가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며 "특히 이주비 대출 LTV 산정 기준이 개선되면 이주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착공 빨라질지는 지켜봐야" 신중론도

반면 규제 완화가 실제 착공 시기 단축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비사업은 조합원 총회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데다 사업장 별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임대주택 인수가격 인상은 조합의 사업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정비사업은 총회 승인과 인허가 변경 등 변수가 많아 이를 곧바로 착공 시기 단축과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로 조합원 이주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면 전체적인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사업기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문제도 여전히 변수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 개선 효과가 큰 용적률 혜택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폐지 등이 빠져 있어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이 정비사업 사업 여건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착공 확대를 위해서는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등 사업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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