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월 부지 확정 속도전, 마사회는 "최소 17년 가까이·2.4조원" 딴 계산
이미지 확대보기한국마사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으로, 경마 시행과 말산업 육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경기 과천시의 서울경마공원에는 말산업 종사자 약 2만 4000명이 연계돼 있고, 연간 방문객은 약 4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속도전 vs 마사회 "사실상 불가" 진단
논란은 지난 1월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과천 경마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주택 9800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마사회 노조는 성명을 내고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2월 들어 신임 회장 임명자의 첫 출근일에 맞춰 노조가 본관 앞에서 출근 저지 행동에 나서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정부는 착공 시기를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했고, 이전 재원 방안으로 마사회법 개정과 레저세 감면 등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레저세 감면에 대해서는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측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 7일 마사회는 정부에 이행계획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건설비용 2조 2907억 원에 특수 장비·경주마 수송 등에 972억 원이 더 필요해 최소 2조 4000억 원(부지매입비 제외)이 든다는 추산과 함께, 소요 기간이 17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
정부가 2029년 착공 또는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내는 것과는 상당한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마사회 측은 이전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정부의 지원 규모부터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재원 규모 협의를 마치고 경기도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9월 중 이전 부지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재원 협의가 끝나지 않은 채 부지 공모부터 진행되는 모양새여서, 절차의 선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정부의 정책 발표 방식을 "행정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표현하며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 집회와 신임 회장 출근 저지 등 실력 행사를 벌여 왔다. 경마 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김진웅 전 과천시의회 의장은 과천이 이미 3기 신도시 등 4개 지구에서 2만 6000여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부담을 지고 있다며 추가 공급에 반대했고, 이전 부지는 기업 유치 등 지역의 미래 산업 용도로 활용돼야 한다는 견해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지 확대보기지자체는 유치 경쟁, 세수 효과가 배경
반면 유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제주특별자치도(2순위 유치 대상), 경북 영천, 전북 김제, 전남 순천·담양 등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유치전에 가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마사회가 경기 남부권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정부가 경기도 기초단체 대상 공모 방침을 정하면서, 현재는 양주·화성·시흥·양평·이천·안산·파주·의정부·동두천·포천·연천·남양주 등 경기도 내 12개 지자체가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이 가운데 화성·시흥·양평 등은 마사회를 직접 방문해 부지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화성시는 화옹지구 4공구를, 양주시는 경기 북부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각각 유치를 공식 제안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적극 나서는 데는 상당한 세수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기준 서울경마공원이 경기도에 납부한 레저세는 3000억 원대, 지방교부세는 1300억 원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도 유치 경쟁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전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는 동안, 정작 실행 주체인 마사회와 노조는 재원·기간·협의 절차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거두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마사회 간 재원 협의 결과, 9월로 예정된 부지 공모, 레저세 감면 등 재원 방안의 수용 여부가 향후 마사회 이전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