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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서울 주택난, 역세권에서 해법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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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황희 민주당 의원의 ‘폐버스하우스’와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고시촌 하우스’, 용산공원 개발 논란은 청년주거 정책이 현실을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눈길보다는 안전성과 쾌적성, 지속 가능성이 우선이며,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주거환경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수도권 공급 확대와 인허가 단축은 필요한 방향이다. 하지만 토지가 부족한 수도권에서는 정부 발표만으로 공급이 늘지는 않는다. 금융·세제·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자체 반대를 무시한 무리한 사업을 줄여 민간 건설업체의 안정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수도권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결국 실행력이 관건이다. 핵심 신규 택지는 빨라도 2030년부터 착공할 예정으로 당장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다. 서울 공급도 제한적이다. 결국 공급 목표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 실적을 꼼꼼히 봐야 한다.

특히 세제 강화와 공급 확대의 시간 차이를 주의해야 한다. 보유 부담은 먼저 커지는데 신규 주택은 수년 뒤 공급돼 ‘매물 잠김’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공급계획의 실행률까지 고려하면 새로운 숫자보다 거래와 공급량을 함께 살리는 현실적인 정책 조합이 더욱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공급량만으로 변하지 않는다. 금리·대출·세금·규제와 인구 이동, 지역별 수요가 함께 작용한다. 정부는 시장을 통제하기보다 예측이 가능한 제도와 일관된 공급계획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정책은 발표 숫자보다 국민이 실제 집을 구할 수 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서울 주택 문제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각차도 해결할 과제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야 도심 공급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정비사업만으로는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서로 다른 해법을 대화와 협의로 조정해야 한다.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둘러싼 갈등은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의 차이를 더욱 보여준다. 여권은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토교통부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서울시는 반대로 자치구 이양을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권한 다툼보다 시민에게 유리한 행정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서울·수도권의 주택문제를 아파트 공급과 재건축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구구조와 생활방식, 산업·기술, 교통체계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외곽에 새 도시를 계속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기존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전철역과 주변 공간은 새로운 주택공급의 중요 자산이 될 수 있다. 역은 이미 교통망과 연결된 생활의 중심지다. 이곳에 주거와 상업·업무·의료·문화시설을 함께 배치하면 이동거리를 줄이고 생활편의를 높일 수 있다. 역세권을 하나의 복합생활권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TOD는 대중교통역을 중심으로 주거·일자리·상업시설을 배치하는 도시개발 방식이다. 덴버 유니언역처럼 철도시설을 복합 도시거점으로 개발한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도 차량기지와 철도 유휴부지, 역사 상부공간 등을 주거·업무·상업이 결합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건설 방식도 미래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모듈러·H빔 프리패브 공법, AI 설계와 자동화 시공을 적극 활용하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관리와 스마트홈 기술을 결합한다면, 단순한 주택을 넘어 교통과 기술, 주거가 융합된 새로운 생활공간을 만들 수 있다.

역세권에는 주택만 공급해서는 안 된다. 청년과 고령자를 위한 주거와 함께 의료·돌봄·업무·상업·문화시설을 배치해야 한다. 집에서 직장과 병원, 쇼핑·문화시설까지 가까이 이동할 수 있다면 역세권은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주민의 일상을 해결하는 첨단 생활권으로 발전할 수 있다.
미래 부동산의 경쟁력은 주택 공급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거·일자리·교통·의료·상업·문화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서울·수도권 전철역도 단순한 승하차 공간에서 벗어나 주거와 일자리, 생활 정보서비스가 결합한 미래형 도시 플랫폼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금이라도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 서울 주택문제는 중앙정부나 서울시 어느 한쪽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갈등보다 공급·규제·정비사업과 역세권 개발을 함께 조율해, 시민의 주거 안정과 미래도시를 우선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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