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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권경영 10년, 공공기관은 정말 달라졌는가

이현 신한대학교 빅데이터경영학과 교수·한국사회보장정보원 비상임이사·한국지방자치학회 연구부회장 겸 인권경영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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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신한대학교 빅데이터경영학과 교수
이현 신한대학교 빅데이터경영학과 교수
우리 사회에서 인권경영은 이제 낯선 개념이 아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인권경영은 일시적인 선언을 넘어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전반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경영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평가 지침을 차례로 마련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공공부문의 인권경영은 제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성과는 분명하다. 많은 공공기관이 인권경영 헌장을 제정하고 전담조직과 위원회를 신설했다. 정기적인 인권영향평가와 교육, 인권침해 구제절차 마련도 이제는 일반적인 풍경이다. 인권경영이 일부 선도 기관의 시도를 지나 공공기관이 갖추어야 할 기본 체계로 정착한 것이다.

그러나 제도가 정착한 지금,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권경영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인권경영으로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이다.
헌장 제정, 전담조직 설치, 인권영향평가 실시, 높은 교육 이수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제도와 활동은 인권경영의 목적이 아니라 실현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매년 계획을 세우고 교육과 평가를 반복하더라도 정작 조직의 정책과 업무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의미는 반감된다. 더욱이 구성원들이 이를 ‘올해도 넘겨야 할 평가 대응 업무’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활동이 늘어날수록 피로감과 냉소만 깊어질 뿐이다.

이것이 우리가 경계해야 할 ‘형식적 준수’다. 제도적 요건은 충실히 갖추었지만, 정작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는 아무런 변화도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다. 인권경영의 가장 큰 위험은 제도의 부재가 아니라, 제도는 존재하되 아무도 그 효과를 믿지 않는 데 있다.

이제 공공기관 인권경영의 무게중심은 이동해야 한다. 무엇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보여주는 활동(Activity) 중심에서 그 활동이 어떤 결과와 변화를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성과와 영향(Outcome & Impact)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교육 횟수나 이수율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후 구성원의 인권 감수성과 조직문화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다. 인권영향평가 역시 실시 여부보다 평가를 통해 발견된 위험 요인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되었는지가 핵심이다. 고충처리 제도가 존재하는가보다 피해자가 이를 신뢰하고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나아가 인권경영의 시선은 조직 내부를 넘어선다. 공공기관의 사업과 의사결정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 고객, 지역주민, 취약계층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권경영의 진정한 성과는 기관과 관계 맺은 모든 사람의 권리가 실제로 얼마나 더 존중받고 보호받았는가로 증명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지방자치학회 인권경영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2026 대한민국 인권경영 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 상은 단순히 우수기관을 선정해 포상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현장의 우수 사례를 발굴·공유함으로써 인권이라는 가치가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로 실질적으로 뿌리내리도록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좋은 인권경영이 거창한 제도나 신규 사업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고,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해 관행을 바꾸며, 협력업체 근로자의 권익을 살피고, 사회적 약자가 공공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보살피는 일 모두가 귀중한 성과다. 이러한 세심한 변화가 축적될 때 인권경영은 보고서와 평가표를 벗어나 비로소 조직의 산 역사로 남게 된다.

'대한민국 인권경영 대상'이 일회성 수상이 아닌 더 높은 수준의 책임과 실천을 약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10년이 공공부문에 인권경영의 ‘제도를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 제도가 만들어 낸 ‘변화를 증명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는가보다 한 사람의 권리가 얼마나 더 존중받았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인권 친화적으로 변했는지가 유일한 기준이다.

‘무엇을 했는가’를 넘어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증명하는 것. 그것이 '2026 대한민국 인권경영 대상'이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인권경영의 다음 10년이다.


이현 신한대학교 빅데이터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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