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년간 금융정책 가운데 ‘생산적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그간 부동산 시장에 집중돼 있던 자금을 혁신 기업과 미래 신산업으로 유도하려 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실물경제의 핏줄 역할을 하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대한민국 산업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데 금융이 기여하도록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생산적 금융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을 껴안겠다는 취지로 강하게 추진되고 있는 ‘포용 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물론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잔인한 금융’ ‘약탈 금융’ 등 금융권을 향한 거친 압박 속에서 금리 인하 정책과 채무 조정·탕감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포용 금융 정책은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간 금리 역전 현상 등 금융 왜곡을 초래하며 기존 금융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은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신용을 평가해 자원을 배분하는 산업이다. 그러나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 기능보다 정치적 목적과 선의가 앞선 과도한 시장 개입은 필연적으로 ‘관치금융’ 논란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차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장기적으로 금융권의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약자를 돕는 따뜻한 금융은 필요하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시장 논리가 흔들린다면 그 부메랑은 결국 국가 경제 전체와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선의로 출발한 정책이 또 다른 취약계층을 만드는 역설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강요된 포용’이 아니라 시장과 호흡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포용’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