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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지주 회장 연임, 횟수 제한이 능사는 아니다

구성환 기자
구성환 기자
최근 금융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오른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99.3%,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88%,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91.9%의 지지를 얻었다. 시장과 주주는 찬성했지만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여전히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31일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발의를 발표했다. 개정안은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법상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횟수에 별도 제한이 없는 만큼 최고경영자에 대한 규제 강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같은 기계적인 연임 제한 제도가 과연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의 해법인지에 관해서는 의문이다. 국내 금융회사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이 큰 만큼 경영진에 대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다만, 성과를 내고 주주의 재신임까지 확인받고 있는 최고경영자의 임기를 기계적으로 제한해야 할 필요성을 선뜻 납득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상법개정을 통해 주주보호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하면서도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에서는 주주의 선택보다 횟수 제한을 앞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주의 판단을 존중하자면서 정작 주주가 내린 판단은 제도로 뒤집겠다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목표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이라면 기계적인 횟수 제한은 오답으로 보인다. 연임 자체를 한결같이 막기보다 연임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적 검증과 주주에 대한 설명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은 몇 번 연임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절차와 기준을 거쳐 연임했느냐에 맞춰져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에서 횟수 제한이 가장 쉬운 규제일 수는 있어도 정교한 해법은 아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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