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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나비효과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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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호 산업부장
흔히 경제 기사를 쓸 때 나비효과와 후폭풍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작은 초기 조건의 변화가 시간이 지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후폭풍(Fallout). 스캔들이나 사고, 이슈 후에 남는 부정적인 여파라는 뜻이다. 반대되는 개념이다.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국제가전박람회 2026(CES 2026) 이후 글로벌 로봇산업을 둘러싸고 나비효과와 후폭풍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이번 CES의 가장 큰 성과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현실화와 상업화 기대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과 구동 제어 기술의 발달로 전시용에 머물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양산 체제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2026년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초기 대량생산으로 전환되는 시기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1분기 3세대 '옵티머스' 양산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업체 간 양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독보적 존재를 보인 국내 관련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보스턴다이내믹스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가 공개되자 전 세계 언론과 산업계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CES를 계기로 완성차 기업이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과 피지컬 AI를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사업 체질 전환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돌 정도다. 현대차의 로봇 서사가 설득력을 얻는 배경에는 피지컬 AI 시대를 앞두고 기술력을 개념이 아닌 실제 구현 단계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동작 시연을 넘어 이동과 균형 유지, 물체 인식과 조작을 동시에 수행하며 로봇이 연구 대상이 아니라 현장 투입이 가능한 산업 기술 단계로 진입했음을 입증했다.
자본시장에서도 현대차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로 반영됐다. 최근 현대차 시가총액은 111조1835억 원까지 확대되며 하루 만에 100조 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지금도 현대차 시총은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29일 60조 원을 넘어선 이후 두 배 가까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다른 로봇 기업들도 동반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로봇 관련 기업들은 매출액·영업이익과 관계없이 일제히 주가가 급등했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로봇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한몫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CES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심에 대한 나비효과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 상업화가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 과시에서 그치지 않고 양산 규모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관련 기업들이 당장 대규모 생산에 나서기보다 내부 시설에서 점진적으로 검증을 거치는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자본시장의 로봇산업 묻지 마 투자가 우려스러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과도한 로봇산업 투자를 경고하고 있을 정도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따른 후폭풍이라고 할 수 있다.
뭐든지 넘치는 것은 위험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인 만큼 정부나 기업들도 일시적인 나비효과를 기대하거나 후폭풍을 우려하기보다 기술력 발전과 연구개발(R&D)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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