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당 원화 환율은 올 1월 평균 1455.5원으로 출발해 4월 1441.9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5월부터 9월까지는 1300원 후반대를 유지했으나 10월 들어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평균 환율도 1400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환율 1364.4원은 물론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의 1395원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 갈등 확전 우려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결과다. 앞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 수출입 기업의 결제 수요와 대미 투자 관련 환전 수요까지 겹치고 있다.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의 투자를 이행할 경우 환율 불안은 극에 이를 수 있다. 9월 기준 외환보유액인 4220억2000만 달러의 82.9%에 이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 연준이 공개시장정책인 양적 긴축(QT)을 지속하는 것도 원화 약세의 요인이다.
연준은 현재까지 월간 미 국채 5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를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중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밝힌 대로 QT를 종료하기까지는 달러 지수의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 시중은행이 연준에 예치한 지급준비금도 3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2023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도 환율을 올리는 요인이다. 10월 순매수 규모는 2조5000억 원에 이른다. 달러 환전 수요가 늘면 환율도 오르기 마련이다.
환율 상승은 증시와 물가 그리고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당국의 관리가 중요하다. 당장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피하려고 주식을 매도 중이다.
수입 원가 부담으로 인한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다. 당국의 치밀한 관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