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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성장이 뉴노멀로 굳어진 韓 경제

정성화 금융부 기자
정성화 금융부 기자
"우리가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져 1.8% 성장이 위기이고 매우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이 우리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을 그동안 안 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지 않았고,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해외노동자도 안 데려와 노동력은 계속 떨어지고, 기존 산업은 경쟁이 힘든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우리 정부가 뼈아프게 느껴야 할 것은 신산업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며 창조적 파괴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고통이 필요한데, 사회적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신산업을 도입하지 못했다."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이다.

한국 경제에 전례가 없는 2년 연속 1%대 저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은은 25일 '2월 수정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5%로 0.4%포인트(p)나 낮췄다. 다만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제시한 1.8%를 유지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왔다. 이에 사실상 2년 연속 1%대 저성장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2년 연속 저성장은 통계가 작성된 1953년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앞선 경제위기 때도 저성장 기조 1년 뒤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한은은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1%p, 0.4%p까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 같은 저성장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1.8% 성장률은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 2%를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성장치다. 결국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연간 2% 이상 성장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향후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2% 안팎의 성장도 힘들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은이 추산한 결과 현재 저출산·고령화 추세 개선이 없다면 잠재성장률은 2025∼2029년 연평균 1.8%로 하락하고 2030∼2034년 1.3%, 2035∼2039년에는 1.1%,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까지 하락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복잡한 구조개혁 논의는 뒷전이다. 탄핵 정국에서 정권 잡기에만 혈안이 된 정치인들이 표 떨어지는 이야기는 더더욱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으르렁대는 이 순간에도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은 점차 꺼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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