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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임광복 금융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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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복 금융부 부장
시카고 학파로 분류되는 프랭크 나이트 시카고대 교수는 경제학에서 불확실성 개념을 처음 사용했다. 그는 1921년 저서 ‘위험, 불확실성과 이익(Risk, Uncertainty and Profit)’에서 불확실성은 일어날 사건의 확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불확실한 상황이나 불확실한 심리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먼저 자연재해, 지정학적 여건 등 환경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적 사건이나 정부 정책의 변동, 정치 불안, 전쟁 발발과 같은 사회적 변화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금융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라는 두 번의 금융위기에서 큰 불확실성을 겪었다.

이후 코로나19 파고를 넘어 한숨 돌리나 했는데 국내 정치와 미국 새 정부 정책 변화 리크스가 확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부와 기업, 금융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25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 기일 이후에도 혼란은 아직 진행형이다.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선고에서 탄핵이냐 기각이냐에 따라 조기 대선 여부도 결정된다. 윤 대통령이 복귀할지, 아니면 조기 대선 시 여권과 야권 중 누가 승리할지 안갯속이다.
정부 공무원들은 향후 누가 권력을 잡을지 몰라 중요한 정책적 결정을 미루고 있다. 기업들도 투자를 뒤로한 채 채권 발행, 외화 확보로 현금을 쌓고 있다. 은행 등 금융권은 널뛰는 환율과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등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낮추며 경기부양을 지원 사격했다. 한국과 미국(연 4.25~4.5%)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50%p에서 1.75%p로 확대돼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우려가 커지게 됐다. 하지만 이보다 더 급한 것은 우리나라 성장동력 추락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한꺼번에 0.4%p나 낮추며 불안한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2기 관세 정책과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 속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어느 때보다 가파른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재정정책 면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시급하다. 반도체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재건축·재개발촉진법 등 한시가 급한 민생·경제 법안도 수두룩하다. 고갈이 우려되는 연금 개혁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하지만 국회는 남의 나라 불구경하듯 시간만 끌고 있다. 여야는 추경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으로 자당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회가 국가와 민생보다는 오로지 자신들 표 계산에만 여념이 없다는 식으로 비판한다. 이미 국회는 국가와 민생보다 집권과 당선에 더 관심이 높다는 인식이 일반에 퍼져 있다. 민심마저 좌우로 쪼개져 양측이 대화조차 어려울 정도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25년 전에 “정치는 4류”라고 했던 상황보다 외려 더 나빠진 것 같다. 지금처럼 정치가 경제를 발목 잡았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다.

경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경제 주체들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와 같은 액션을 취하기 꺼린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정치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경제적 현실은 암담하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우리나라를 회복시킬 열쇠가 되고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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