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관세 무기화 정책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은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이른바 1917년 적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위해 만들었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을 막겠다는 명분에서다.
비상조치로 관세를 올린 것은 1971년 닉슨 대통령 이래 처음이다. 이들 3국도 일제히 보복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은 2023년 기준으로 1조3000억 달러 규모다. 미국 수입량의 43% 수준이다.
멕시코의 경우 같은 해 2347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30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27%다.
기아자동차도 멕시코에서 27만 대를 만들어 70%를 미국에 수출했을 정도다. 기아는 멕시코 현지와 중남미 다른 국가 또는 호주 등지로 판매처를 다각화해야 할 처지다.
당장 미국의 식료품을 비롯한 철강·에너지 가격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6%지만 추가 관세로 인해 2월 소비자 물가는 3.2%로 오를 전망이다. 미국에 공급되는 아보카도나 방울토마토 등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의류 등 소비재 공급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우리나라도 연간 5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국이다. 반도체·가전 등 품목별 관세를 언제 부과할지도 변수다. 초긴장 상태다.
특히 북미 최대 핵심 광물 생산지인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 배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캐나다산 리튬·니켈 등의 가격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반도체·철강 등 품목별 관세 부과에도 대비해야 한다.
관세전쟁 와중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