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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5차로 확대된 민간 역할…한화에어로, 발사운용까지 영역 확대

LCC 22개 중 20개 참여·18개 직접 운용
6호기부터 순천서 누리호 각 단 조립…”비용·기술 경쟁력 확보가 과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역대 최다인 위성 15기를 싣고 5차 발사에 성공했다. 주탑재위성 5기와 큐브위성 9기 등 총 14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으며, 민간기업의 역할도 제작에서 발사운용으로 넓어지면서 국내 발사체 산업의 민간 주도 전환이 한 단계 진전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7일 낮 12시25분 발사된 누리호가 목표 고도에 도달해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9기를 정상 분리했다고 이날 밝혔다. 누리호 1·2·3단 엔진 연소와 페어링 분리 등 주요 비행 과정도 계획대로 진행됐다.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1기는 사출관 덮개가 열리지 않아 분리되지 않았지만 발사체에서는 정상적으로 분리 신호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호 5호기 제작에는 국내 기업 약 300곳이 참여했다.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전반과 협력업체 품질관리를 총괄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탁을 받아 발사체 총조립과 1단 추진체 제작, 75t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조립을 수행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의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을 구축하고 이번 발사에서도 발사대시스템 운용을 지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운용 참여는 이번 5차 발사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지난해 4차 발사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제작·조립을 총괄했지만 발사통제센터(LCC) 콘솔 조작은 항우연이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 인력 23명을 투입해 LCC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개를 직접 운용했다. 임무지휘센터와 발사대, 발사체 이송 안전 인력까지 포함하면 발사운용 참여 인력은 총 42명이다. 전체 발사운용은 항우연이 주관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접 맡는 운용 범위가 크게 확대된 셈이다.

운용 범위 확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을 넘어 향후 상업 발사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축적하면서 발사 준비부터 운용까지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현웅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실제 발사운용 경험은 향후 발사체 개발과 체계사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라며 “제작 경험에 운용 경험까지 더해지면 신규 개발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의 역할은 후속 발사에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호기부터 전남 순천 발사체 제작시설에서 누리호 각 단을 조립한 뒤 해상으로 나로우주센터에 옮겨 총조립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인 LCC 콘솔 대부분도 직접 운용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서비스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글로벌 발사서비스 시장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성 축적과 함께 발사 비용을 낮추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다. 발사 단가가 충분히 낮아져야 해외 위성 발사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사체 제작과 부품, 발사 인프라 등 국내 공급망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의 역할도 이에 맞춰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은 누리호처럼 이미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운용 경험을 쌓아 상업화를 담당하고, 연구기관은 재사용 발사체와 차세대 기술처럼 개발 난도가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까지 2조2921억원을 투입해 메탄 추진제를 사용하는 재사용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 교수는 “정부 연구기관의 선행 연구개발 성과가 기업에 지속적으로 이전되고, 이를 기업이 사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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