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EUV 두 배 가격에도 2028년 D램 적용 추진
멀티패터닝 줄여 생산성·수율↑…SK, 양산용 장비 선제 도입
멀티패터닝 줄여 생산성·수율↑…SK, 양산용 장비 선제 도입
이미지 확대보기15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의 High-NA EUV 장비 가격은 대당 약 4억 달러로 기존 EUV 장비의 두 배 수준이다. High-NA는 렌즈가 빛을 모으는 능력을 뜻하는 개구수(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높인 차세대 노광장비다. 기존 EUV보다 약 1.7배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고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최고 2.9배 높일 수 있다.
가격 부담에도 메모리 업체들이 High-NA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기존 EUV의 공정 복잡도와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존 장비로 한 번에 구현하기 어려운 미세 회로는 같은 층을 여러 차례 노광하는 멀티패터닝이 필요하다. High-NA는 일부 공정을 싱글 노광으로 전환할 수 있어 공정 단계와 오버레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igh-NA의 경제성은 장비 가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기존 EUV에서 늘어나는 노광 횟수와 이에 따른 공정 비용, 오버레이 오차로 발생하는 수율 손실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D램은 반복 패턴이 많고 상대적으로 작은 다이를 사용해 High-NA의 해상도 이점을 활용하기 유리하다”면서 “차세대 D램으로 갈수록 멀티패터닝 부담이 커지는 만큼 경제성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ASML과 협력을 강화해 2028년까지 첨단 D램 제조에 High-NA EUV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High-NA를 사용해 미세 패턴을 한 번에 구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공정 복잡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ASML이 주도하는 12인치 포토마스크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다. 기존 6인치 마스크를 12인치로 확대해 스티칭 제약을 줄이고 팹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SK하이닉스는 한발 앞서 지난해 9월 이천 M16에 ASML의 양산용 High-NA 장비인 ‘EXE:5200B’를 도입했다. 실제 D램 공정 적용 목표는 삼성전자와 같은 2028년이다. SK하이닉스는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가 늘어 생산성 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쟁의 초점은 장비 확보보다 공정 안정화로 옮겨갈 전망이다. 수천억 원대 장비를 먼저 들여놓더라도 초기 수율과 처리량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감가상각 부담이 제조원가를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장비 확보 단계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는 오버레이 정밀도와 신규 소재의 결함 밀도, 이를 양산 수율로 전환하는 속도가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는 양산용 장비를 먼저 도입해 공정 학습 기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초기에는 다소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공정 단순화와 생산성 개선 효과가 투자비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상쇄하느냐가 차세대 D램 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