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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연산’, SK는 ‘20단 적층’…HBM4 이후 달라진 기술전쟁

삼성, 컨트롤러 옮겨 XPU 5~10% 면적 확보…성능 10~20% 향상 기대
SK,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20단 이상 겨냥…열저항 35% 낮춰
삼성전자 HBM4(왼쪽)와 SK하이닉스 12단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HBM4(왼쪽)와 SK하이닉스 12단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서로 다른 승부수를 꺼냈다. 삼성전자는 HBM의 베이스 다이에 인공지능(AI) 가속기의 기능을 옮겨 연산 성능을 높이고, SK하이닉스는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20단 이상 적층과 발열 한계를 넘겠다는 구상이다. HBM 경쟁이 속도와 용량을 넘어 시스템 구조와 패키징 기술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핫 칩스(Hot Chips) 2026’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양사는 23일(현지 시각)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HBM4 이후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베이스 다이 기능 확대를, SK하이닉스는 고단 적층을 위한 첨단 패키징을 전면에 내세웠다.

HBM은 D램 칩인 코어 다이를 여러 장 쌓고 가장 아래에 베이스 다이를 붙인 구조다. 베이스 다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장치(XPU)와 HBM 사이에서 데이터 입출력과 신호·전력을 제어한다. HBM4부터 입출력 통로가 1024개에서 2048개로 늘고 베이스 다이에 선단 로직 공정이 적용되면서 기능을 확장할 여지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XPU에 있던 메모리컨트롤러를 HBM 베이스 다이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XPU 면적의 5~10%를 확보하고 해당 공간을 연산 코어로 채우면 시스템 성능을 10~20%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트롤러가 차지하던 면적을 연산 코어로 채워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단계로 베이스 다이에 일부 연산을 수행하는 프로세싱 엘리먼트(PE)를 넣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XPU와 HBM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줄여 전력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설계 단계부터 관련 조직이 협업해 속도와 전력·발열·수율을 최적화하고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0단 이상 HBM을 구현할 유력한 방안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을 제시했다. 기존 방식과 달리 미세 범프 없이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해 칩 사이의 간격과 열저항을 줄이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면 정해진 패키지 높이에서 기존 방식보다 코어 다이를 최대 24% 두껍게 만들 수 있다. 접합 피치는 18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줄고 열저항은 35% 낮아진다. SK하이닉스는 발열이 집중되는 베이스 다이와 XPU 연결부에 별도 방열 통로를 만드는 ‘iHBM’도 제시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단까지는 기존 패키징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에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D램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 20단 이상 로드맵의 적용 시점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고객 맞춤형 HBM 시장이 2028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춘 턴키 역량이 강점”이라면서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오래 유지될수록 SK하이닉스가, XPU 시장이 다변화할수록 삼성전자가 더 큰 성장 잠재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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