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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진정한 럭셔리는 가격 이상의 가치"…GV90로 제네시스 한 단계 도약

"난제 많았지만 해보자"…첫 초대형 전동화 SUV에 새 기술 집약
전고체 연구 이어 하이브리드·EREV 확대…전동화 선택지 넓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GV90을 배경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GV90을 배경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의 럭셔리를 가격이나 차급이 아닌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가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을 통해 안전과 품질, 고객 경험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순수 전기차(EV)를 넘어 전고체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전동화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제네시스는 1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GV90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GV90 네오룬'과 'GV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4년 선보인 네오룬 콘셉트를 양산차로 발전시킨 GV90은 제네시스가 처음 내놓는 초대형 전동화 플래그십이다.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판매량이나 가격보다 안전과 품질을 먼저 꼽았다. 그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안전하고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가치는 가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얼마나 만족하고, 그 차가 고객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럭셔리는 정형화된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객이 지불한 가격 이상으로 가치를 느끼고, 그 경험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비로소 럭셔리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품질과 안전이 기본이 돼야 하고, 고객이 지불한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G90을 시작으로 세단과 SUV, 전동화 모델까지 라인업을 넓혀왔다. GV80과 GV70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만든 뒤 GV90이 초대형 전동화 SUV라는 새로운 영역을 맡는다.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들과 맞붙는 차급이 한층 높아진 만큼 판매량뿐 아니라 제네시스만의 럭셔리를 얼마나 분명하게 보여주느냐도 과제가 됐다.

"난제 많았다"…첫 시도 쏟아부은 GV90


정 회장은 "GV90을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도전과 난제가 있었다"며 "처음 시도하는 기술도 많았고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반드시 이뤄내야 제네시스가 또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진 모두가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어려움을 풀어낸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결국 고객이 만족해야 우리도 만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 외장 모습. GV90은 제네시스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과 플래그십급 공간·상품성을 담은 브랜드 최상위 SUV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 외장 모습. GV90은 제네시스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과 플래그십급 공간·상품성을 담은 브랜드 최상위 SUV다.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가 열린 모습. 고정형 B필러 없이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리는 구조로 넓은 승하차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가 열린 모습. 고정형 B필러 없이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리는 구조로 넓은 승하차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제네시스

처음 시도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리면서도 차체 중앙의 고정형 B필러를 없애고 각각의 문을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했다. 넓은 승하차 공간을 만들면서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차체 구조와 도어 설계를 새로 풀어야 했다.

차량 전복 때 루프 글라스 전체를 에어백으로 덮어 탑승객의 이탈과 충돌 위험을 낮추는 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을 비롯해 모두 12개의 에어백도 적용했다. 차체에는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과 히든 롤케이지 구조 등을 넣어 B필러가 없는 구조에서도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실내에는 정차 때 앞좌석을 180도 돌려 2열과 마주 볼 수 있는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를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했다. 4인승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에는 한국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과 천연 우드 베니어 플로어 등을 넣었다. 축간거리는 3245밀리미터(mm)로 설계했고 플랫 플로어와 슬림 칵핏을 적용해 초대형 SUV에 걸맞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123.5킬로와트시(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7인승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500킬로미터(km)를 목표로 했으며, 350킬로와트(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출력은 490킬로와트(kW), 최대토크는 800뉴턴미터(Nm)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를 적용하고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을 더해 큰 차체의 주행 안정성과 기동성도 높였다.

정 회장은 어떤 사람이 GV90을 타면 가장 빛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 "특정 고객층으로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고객의 선택은 자유이고, 누구든 GV90에서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찾는다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고체·EREV까지…전동화 선택지 넓혀


정 회장은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당시 제시했던 친환경차 개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에서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고, 수소연료전기차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내연기관 역시 연비를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외장 모습. 제네시스의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을 재해석한 전면부에 대형 차체를 결합해 플래그십 SUV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외장 모습. 제네시스의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을 재해석한 전면부에 대형 차체를 결합해 플래그십 SUV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사진=제네시스


이어 "전기차는 전기차대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연구도 이어가고 있으며, 기술이 성숙하면 효율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하이브리드와 EREV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고, EREV는 적극적으로 확대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방향을 유지하면서 시장과 고객 수요에 따라 하이브리드와 EREV를 병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고체 배터리까지 대응 수단을 넓혀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만으로 전환 속도를 맞추기보다 지역별 충전 인프라와 수요 변화에 따라 여러 동력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셈이다.

GV90에서 처음 적용한 기술과 고객 경험을 다른 차종으로 얼마나 넓혀갈 수 있느냐는 제네시스의 다음 과제로 이어진다. 정 회장이 친환경차 목표에 대해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선을 긋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평가한 것도 하나의 플래그십 완성에 의미를 두기보다 앞으로 풀어야 할 기술과 시장을 함께 바라본 것으로 읽힌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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