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구조·안보 위협까지 읽어야 수주 가능성 확대
양강 경쟁 속 원팀 한계…정부 컨트롤타워 역할 필요
현지 건조로 줄어드는 국내 물량, 동반 진출로 보완
양강 경쟁 속 원팀 한계…정부 컨트롤타워 역할 필요
현지 건조로 줄어드는 국내 물량, 동반 진출로 보완
이미지 확대보기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함정 구매국들은 현지 건조부터 기술 이전과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요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K함정 수출 사업에서 현지화가 중요해진 배경이다.
다만 현지화가 모든 수주전에서 같은 비중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안보 위협이 크고 동맹 결속이 강한 시장에서는 유사시 공급국의 지원 가능성이 중요하다. 반면 안보 리스크가 낮거나 특정 동맹의 영향이 적은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산업협력 패키지가 더 큰 변별력을 가진다. 구매국의 안보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무기를 도입하는 제1의 목적이 안보인 만큼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구매국의 동맹 구조와 안보 네트워크, 실존적 위협까지 함께 봐야 한다”면서 “현지 생산과 MRO, 산업협력의 범위도 해당 국가의 안보 환경과 사업 규모에 맞춰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함정 수주전이 국가 대 국가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정부와 기업의 원팀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함정 사업은 경쟁 입찰에서 선정된 기업이 설계·건조와 후속 물량을 선점하는 승자독식 성격이 강해 경쟁사 간 협력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양강 구도인 국내 시장 역시 지난 1일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완벽한 공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 교수는 “해외 수주전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역량을 결집한 원팀 대응이 바람직하긴 하나, 원팀 구성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산업인 만큼 정부가 조정자이자 컨트롤타워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과제는 현지화 과정에서도 국내 산업의 실익을 지키는 일이다. 원청 조선사는 기술인력 파견과 설비 구축, 물류·품질관리 비용을 계약금액에 반영할 수 있고, 설계·체계통합과 기술지원, 성능개량, 장기 MRO 사업으로 국내 건조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 공백도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협력사의 물량이다. 원청이 후속 사업을 확보해도 선체 블록 제작과 배관·도장, 일반 의장품 등을 맡아온 중소 협력사의 물량 감소까지 보전되는 것은 아니며, 기술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공정은 현지 공급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조선사들은 우려를 상쇄하고자 협력사 동반 진출로 대응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국내 방산·조선 기업 12곳이 참여하는 현지 공급망 구축 협약을 체결했으며, 한화오션도 국내 잠수함 관련 기업 11곳과 사우디아라비아·중동시장 공동 진출 협약을 맺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현지화를 국내 공급망의 단순 대체가 아니라 협력사의 해외 동반 진출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협력사를 수출 제안 단계부터 참여시키고, 국내 핵심 기자재 공급 물량과 후속 부품 공급권, 성능개량·MRO 참여권 등을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경·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