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중국산 배터리, 세계 절반 삼켰다…커지는 시장서 밀리는 K배터리

CATL·BYD 1~4월 합산 점유율 54.3%
LG엔솔 3위 지켰지만 점유율 하락
SK온은 북미·유럽 고객사 수요 둔화 영향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로고. CATL은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40.1%로 1위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로고. CATL은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40.1%로 1위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13.8% 커지는 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위를 지켰지만 시장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고 SK온은 사용량이 줄었다. 삼성SDI도 직전 집계에서 감소세를 보이며 반등 과제를 안았다. 반면 중국 CATL과 BYD는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격차를 벌렸다.

13.8% 성장한 배터리 시장…中 7개사 점유율 72.2%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352.7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CATL은 141.4GWh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40.1%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CATL 혼자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 용량의 40%를 차지한 셈이다.

BYD는 50.0GWh로 2위를 기록했다.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지만 점유율은 14.2%를 유지했다.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54.3%로, 두 중국 업체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BYD는 배터리와 완성차를 함께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상 자사 전기차 판매 흐름에 배터리 사용량이 직접 연동된다. BYD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서도 CATL과 중국 중위권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중국계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 커졌다.

중위권에서도 중국계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CALB, 고션, EVE, 스볼트, 선와다 등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위 10개사 중 중국계 7개사의 합산 점유율은 72.2%로 1년 새 2.1%포인트 높아졌다.

LG엔솔 3위 지켰지만…K배터리 점유율은 뒷걸음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2.0GWh로 3위를 유지했다.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다만 전체 시장 성장률인 13.8%에는 미치지 못했다. 점유율은 9.5%에서 9.1%로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현대차그룹, GM, 폭스바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이들의 수요 증가만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SK온은 12.3GWh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고 점유율은 4.3%에서 3.5%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포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 흐름에 따라 배터리 탑재량도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

SNE리서치는 앞선 비중국 시장 분석에서 SK온의 사용량 감소 배경으로 북미와 유럽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둔화와 일부 모델 생산 조정을 지목했다. 포드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과 폭스바겐 ID.4 판매 감소 등이 배터리 탑재량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북미와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가 고객사 생산 조정과 맞물리며 SK온의 부담으로 이어진 셈이다.

삼성SDI도 반등 과제를 안고 있다. SNE리서치의 1~4월 글로벌 집계에서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삼성SDI는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북미 전기차 판매 둔화와 주요 고객사 판매 부진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12.0GWh로 SK온을 바짝 추격하며 7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은 3.7% 줄었다.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공급 구조상 모델별 판매 흐름 변화가 배터리 사용량에 직접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분기 승부처는 ESS·LFP·원통형 배터리


관전 포인트는 다음 분기부터다. 국내 업체들이 점유율을 되찾으려면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업체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초급속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과 공급 범위를 동시에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을 반전 카드로 삼고 있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50GWh를 북미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공식 뉴스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미국 내 기존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SK온은 ESS용 LFP 배터리 양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SK온은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 디벨롭먼트와 최대 7.2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맺고 2026년 하반기부터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드와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흐름이 회복되는지, ESS 물량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고객사 수요 회복과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경쟁력이 변수다. BMW, 아우디, 리비안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경우 사용량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는 중장기 카드지만, 단기적으로는 고객사 판매 회복과 북미 수요 반등 여부가 점유율을 가를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성장의 방향은 업체별로 갈리고 있다. CATL은 40%대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굳혔고, BYD는 자체 전기차 판매망을 기반으로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에는 북미와 유럽 완성차 수요 둔화라는 공통 부담이 남아 있다. 다음 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전환 속도, SK온의 고객사 물량 회복, 삼성SDI의 반등 여부가 K배터리 방어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