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금융 지원으로 납기·품질 리스크 완화
금융권 원팀 전략, 기업가치 제고 기반으로 부상
금융권 원팀 전략, 기업가치 제고 기반으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조선업 수주 호황을 단순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안정과 연계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업은 대형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자재와 부품, 도장, 배관, 전장 등 협력사 공급망이 함께 움직여야 납기와 품질을 맞출 수 있다.
정부와 금융권도 조선업 공급망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금융위원회는 최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과 조선산업 수출공급망 보증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방안은 조선 협력업체 대상 1조 원 규모 무역금융과 중소·중견기업 대상 15조 원 규모 생산적 금융을 묶은 총 16조 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 공급이 골자다.
HD현대중공업은 이 흐름에서 선제적으로 구체적 모델을 만든 사례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과 하나은행은 각각 50억 원과 230억 원을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출연했다. 이를 바탕으로 HD현대중공업 협력사에는 총 4000억 원 규모의 우대 금융 지원이 추진된다. 협력업체는 금리 우대와 보증료 지원, 보증 한도 확대 등을 통해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조선업은 수주 이후 실제 건조와 인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협력사들은 원자재와 인건비, 기자재 제작비를 먼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협력사 유동성이 흔들리면 생산 일정이 지연되고, 이는 대형 조선사의 납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과 정책금융이 협력사 자금 흐름을 보완하면 조선사의 수주 이행력도 함께 높아진다.
HD현대 입장에서는 금융 지원이 단순한 협력사 지원을 넘어 수주 경쟁력을 지키는 장치가 된다. 글로벌 선주들은 선박 품질뿐만 아니라 정해진 시점에 선박을 인도할 수 있는 실행력을 중요하게 본다. 고부가 선박 수주가 늘수록 기자재 조달과 생산 일정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협력사 공급망이 안정돼야 대형 조선사도 납기와 품질을 지킬 수 있다.
기업가치 평가 기준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 조선사의 가치는 수주잔고와 선가, 후판 가격, 환율 흐름에 주로 좌우됐다. 하지만 고부가 선박 비중이 커지면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소가 제날짜에 선박을 납품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평가 요인"이라면서 "기자재 업체들이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선박 건조도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선 업황이 좋다고 하지만 국내 건조 물량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에 편중돼 있는 만큼 선종별 기자재 업체들의 체감 경기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경·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