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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회복세에 찬물 끼얹는 노조 파업 리스크

수율 회복·납기 불안·고객 신뢰 훼손 리스크
반도체 경쟁력, 보상 요구 넘어 공급 안정성 문제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개최한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개최한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어렵게 되살아난 반도체 회복 흐름이 내부 갈등에 짓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과급 요구를 앞세운 노조의 압박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차질을 넘어 고객 신뢰와 공급 안정성까지 흔들리는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보상을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제는 이 요구가 단순한 보상 협상을 넘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생산 현장을 압박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반도체 회복 국면에서 파업 카드를 꺼내는 것은 실적 개선의 과실을 나누자는 요구를 넘어 회사가 어렵게 쌓은 시장 신뢰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회복 국면에 올라섰다. 하지만 노조가 이 시점에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호실적으로 확보한 시장 신뢰는 생산 차질과 납기 불안에 가려질 수 있다. 실적이 숫자로 쌓은 신뢰라면, 파업은 그 신뢰를 현장에서 허무는 변수다. 회복의 문턱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은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에게 삼성전자의 공급 안정성에 관한 의문을 키울 수 있다.

반도체 공정은 멈췄다가 다시 켜면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일부 생산 차질만 발생해도 라인 정상화, 품질 점검, 수율 회복에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특히 인공지능(AI)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는 고객사 검증과 납기 안정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파업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고객사는 가격이나 성과급 논쟁보다 삼성전자가 제품을 안정되게 공급할 수 있는 회사인지를 먼저 따질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물량 배분과 장기 공급계약 협상에서도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같은 장치산업은 연속 운영이 중요한데, 차질이 생기면 단기 손실을 넘어 거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겉으로는 작은 문제처럼 보여도 한 번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생산 차질의 파장이 회사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망은 협력사와 장비·소재 업체,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 일정과 맞물려 움직인다. 파업으로 일정이 흔들리면 단순한 공장 가동 차질을 넘어 납기 조정, 고객사 대응, 품질 재점검까지 연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가 당장의 성과급을 앞세워 생산 현장을 멈춰 세운다면 그 부담은 결국 회사와 주주, 협력사, 조합원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논란은 노조가 얼마를 더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요구 관철을 위해 생산 현장을 압박하는 순간 파업은 보상 협상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신뢰 자산을 갉아먹는 리스크가 된다. 반도체 회복 국면에서 꺼낸 파업 카드는 실적의 과실을 나누자는 요구가 아니라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로 잡은 과도한 압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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