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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發 리튬 감산에 K-배터리 '양날의 칼'..."단기 이익·장기 위기"

中 CATL, 세계 3% 리튬 광산 전격 중단
국내 배터리·소재사 단기 호재 가능성
전문가 "장기 공급망 불안 대비해야"
리튬 가격 반등으로 국내 배터리·소재 산업의 단기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확대와 공급망 불안이라는 양날의 칼이 드리운 형국이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리튬 가격 반등으로 국내 배터리·소재 산업의 단기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확대와 공급망 불안이라는 양날의 칼이 드리운 형국이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자국 장시성 이춘시의 젠샤워 리튬 광산 가동을 전격 중단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굴 허가 만료가 표면적 이유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공급량 조절을 통한 가격 방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튬값이 오르면 국내 배터리·소재 산업의 이익이 당장은 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 부담과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커질 수 있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장시성 젠샤워 광산의 채굴 작업을 3개월간 중단하고 인근 리튬 정제 시설에도 이를 통보했다. 해당 광산은 전 세계 생산량의 3%를 차지하는 초대형 리튬 광산이다. 지난 9일 채굴 허가가 만료됐지만 이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가동을 멈췄다.

업계는 이를 단순 행정 절차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CATL뿐 아니라 지난달에는 중국 장거광업이 지방정부 지시에 따라 칭하이성 내 광산 채굴을 중단한 전례가 있어 중국이 공급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리튬 가격 상승은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에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양극재와 배터리 셀 단가를 올릴 수 있고 재고 평가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에코프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반등이 구조적 불안정 속에서 잠시 나타난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중국이 희토류 같은 희귀 금속들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자원 무기화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기반에서 전기 동력으로 바뀌면서 원자재 중요성이 커졌지만 우리는 자원 빈국이라 석유처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공급망의 첫 단계부터 장악해버리면 우리는 꼼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번 광산 중단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곧바로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단기 이익 기대감 속에서도 제조원가 부담이 빠르게 확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 반사이익론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있다. 이 위원은 "반사이익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위기 상황"이라며 "채굴뿐 아니라 제련 과정도 문제인데, 전 세계 제련 시설 대부분이 중국에 있고 새로운 시설을 만들면 환경단체 반대에 부딪힌다"고 했다. 이어 "채굴·제련·환경 문제가 얽혀 있어 중국이 전동화 공급망을 꽉 잡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배터리 소재사에게 반사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의존도를 80%에서 50%로 낮추는 목표와 함께 비축 확대·조기경보 체계를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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