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관세에 취약해진 수출 상황…불확실성 고조
국내 에너지 수입 70% 중동 편중…급등하는 국제 유가
국내 에너지 수입 70% 중동 편중…급등하는 국제 유가

16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을 공습했다.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군 수뇌부가 대거 사망했다. 이에 이란 역시 이스라엘에 강한 반격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인해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만큼, 이스라엘 공습에 취약해진 한국 수출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對)중동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9%로 비교적 작은 수준이다. 다만 전체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그 중 70%가량이 중동에 편중돼 있어 구조적으로 중동 리스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중동발 전쟁 위기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 에너지 수급 불안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지난 13일 낮 12시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10.7% 상승한 배럴당 76.8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 석유·가스 수급 현황, 유가 영향, 비상대응태세 등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국내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으며 중동 인근 해역의 유조선 및 LNG 운반선은 모두 정상 운항 중임을 확인했다.
다만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 원유·LNG 도입에 악영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산업부는 국내 석유·가스 비축 현황과 업계의 비상대응을 살펴볼 방침이다.
중동 지역 전쟁에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572억7000만 달러였다. 미국 관세 조치 등으로 4개월 만에 수출이 감소한 것이다. 다만 수입이 더 큰 폭(5.3%)으로 감소한 탓에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6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유가로 인한 수입 증가가 맞물린다면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아울러 주요 해상 물류 항로가 차단될 경우 수출 지연 및 물류 운임 상승으로 인한 우리 기업 피해도 우려된다.
산업부는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중동 상황 관련 '수출 비상대책회의'를 발 빠르게 개최했다. 생산·수출·해상물류 등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지원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중동 리스크 대응에 나선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지난 13일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과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즉시 가동하고 금융시장, 실물경제, 국제에너지, 외교 동향 등 4개 분야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운영한다. 에너지·수출 등 실물 부문에서도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유관 부처 간 협업 체계를 통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중동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