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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HD현대, 미래 선박으로 성장 로드맵 진도에 '가속'

SMR·수소연료전지 선박 개발 나서
자율운항과 미래형 조선소 연구 속도
1등 전략은 '기술'…미래기술 선도 고삐
HD한국조선해양이 설계한 1만5000TEU급 소형모듈원자로(SMR) 추진 컨테이너선의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HD한국조선해양이 설계한 1만5000TEU급 소형모듈원자로(SMR) 추진 컨테이너선의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현대가 전동화와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조선산업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로 동력을 얻는 선박을 연구하고, 자율운항과 인공지능(AI) 체계 도입에 적극 나섰다. 글로벌 발주 증가와 한·미 조선업 협력 등 현재의 슈퍼사이클을 타는 데 만족하지 않고, 미래 선박의 모습을 가장 먼저 제시해 세계 최고의 조선소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해양 모빌리티의 전동화와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추고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미래에 다가올 차세대 원전·수소 에너지와 AI 중심 사회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SMR 추진 선박과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HD현대는 지난 2월 SMR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 SMR 탑재로 무탄소 에너지원 추진 선박을 구현하고, 엔진 배기장치와 연료탱크 같은 기자재가 불필요해 화물을 더 많이 탑재하는 장점을 찾아냈다. SMR 사업은 미국 테라파워와 손을 잡은 분야이기도 하다.

수소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선박은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이 핀란드 연료전지기업 컨비온을 인수하면서 기술 고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컨비온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 선박 개발의 중간 단계로 불리는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을 내년에 처음 인도할 예정이다.
디지털화는 자율운항과 AI 조선소 구축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2020년 스타트업 형태로 독립한 아비커스가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선원이 승선한 채 원격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까지 상용화에 성공했고, 현재 선원 없이 원격 제어하는 3단계의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는 2021년부터 AI와 로봇, 증강현실(AR), 데이터 등으로 운영되는 미래형 조선소(FoS)를 연구 중이다. 2030년까지 모든 공정에 시뮬레이션 검증을 도입하는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HD현대 조선소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HD현대는 FoS가 생산성을 30% 향상시키고 선박 건조 기간을 30%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로보틱스가 함께 미국 AI 휴머노이드 기업 ‘페르소나 AI’와 조선소에서 정밀 용접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이들은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HD현대가 현재의 호황기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 선박을 내다보는 이유는 세계 최고의 조선업 기술을 보유해온 경험 때문이다. 해운사 등 고객의 발주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야 성장할 수 있다. 지금도 HD현대의 기술력은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도 친환경 선박을 원하는 여러 해운사들과 각국 해군의 러브콜을 이끌어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양적인 면에서 전 세계 선박 수주 실적이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길은 ‘미래 기술 개발’에 있다”면서 “수요자 중심으로 작동해 시장 대응 난도가 높은 선박 시장에서 HD현대와 같이 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전략을 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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