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외부인사로 분위기 일신…립부탄 CEO, 반도체산업협회 최고상 수상 반도체 전문가
삼성전자, 내부 인사로만 개혁 단행…마케팅 전문가 수장에 앉혀 기술보다 마케팅 강화
삼성전자, 내부 인사로만 개혁 단행…마케팅 전문가 수장에 앉혀 기술보다 마케팅 강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이사회를 통해 립부탄을 CEO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립부탄은 2022년 반도체산업협회의 최고 영예인 로버트 N. 노이스 상을 수상한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반도체전문가다.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선두 기업인 케이던스 CEO 출신의 외부전문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립부탄 CEO이전 인텔을 이끌던 것은 인텔의 부흥을 이끌었던 팻갤싱어다. 인텔 IBM 2.0의 아버지라 불리는 팻갤싱어는 인텔에서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근무해온 유명한 인텔맨으로 평가받는다.
인텔이 새로운 CEO에 내부 전문가를 승진시켜 임명하지 않고 외부전문가를 초빙했다는 것은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팻갤싱어를 통해 인텔 출신 인사로는 내부 혁신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팻갤싱어가 맡고 있던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에서 10위권 밖에 머무는 등 고전중이다.

반면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운드리부문의 부흥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내부전문가인 한진만 DSA총괄(미주총괄)을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에 보임했다. 내부인사에 의존해 혁신에 실패한 기존의 인텔과 동일한 인사다.
한 사장은 1989년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 출신의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최근 약력을 살펴보면 △2017년 전략마케팅팀 상품기획팀장 △2020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DS부문 DSA총괄 등 반도체 기술개발 전문가 보단 상품 기획·마케팅 전문가로 평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의 위기를 기술개발이 아닌 판매 전략 수정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인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DS부문에서 기술담당을 맡았던 남석우 사장을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에 임명해 기술개발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지만 기존 체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올해 초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기술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낸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