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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트럼프發 보호무역에 시황 악화 걱정

무역전쟁 본격화…해운 물동량 감소 '불 보듯'
중동사태 해결 변수 겹치면 '기름 붓는 꼴'
USTR 조치로 글로벌 해운시장 '양극화' 우려도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코로나 팬데믹에 중동 사태까지 겹쳐 물동량 증가로 호황을 보던 해운업계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악영향을 받을까 긴장하고 있다. 상선 컨테이너 공급이 과잉인 탓에 올 들어 운임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동 사태가 종식되는 변수까지 겹치면 해운 시황이 더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 보편관세 부과로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해운 시장이 위축될 기로에 놓였다. 해운업계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과 2022년 중동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렸다. 그러다 세계 해운 물동량을 위축시킬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본격화했다.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시황 악화 징후는 컨테이너 운임 지표로 나타났다. 전 세계 주요 해운 노선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1436.3을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42.7% 하락한 수치다.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 기조에 새로운 변수가 겹치면 해운 시황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나타난 중동 사태가 양측의 협상 국면으로 접어든 점이 대표적인 변수다. 중동 사태가 마무리되면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를 원활히 드나들면서 운임이 하락하고, 상선 공급 과잉 문제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편관세 정책은 해운 물동량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중동 사태가 종식되면 시황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선이 미국에 입항하면 수십억원을 징수하겠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방침도 해운 시장을 뒤흔들 요인으로 꼽힌다.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 선사를 피해서 미국에 수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USTR의 방침이 현실화되면 중국 선사가 배제되는 만큼 상선 공급이 줄고 미국으로 가는 운임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노선은 수익성이 좋아지겠지만,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곳을 향한 노선은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해 저가 운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노선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양 수석연구원은 “한국 HMM처럼 중국 의존도가 낮고 미국 노선 비중이 큰 선사들은 USTR의 방침이 호재가 되는 반면, 반대의 사업구조를 가진 선사들은 악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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