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진보 성향 고객층을 자극했고, 이로 인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20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 캐나다 전기차 구매 고려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를 구매 후보로 고려하는 캐나다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13%로 지난해(29%)보다 16%포인트 줄었다.
◇ ‘캐나다는 진짜 나라 아냐’ 발언까지…테슬라 리스크로 번진 머스크의 정치
머스크는 2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설된 정부효율부의 수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깊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캐나다를 향해 “진짜 나라도 아니다”라고 한 발언은 현지 여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머스크는 한순간에 ‘기피 인물’이 됐고 테슬라도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캐나다의 일부 주 정부는 테슬라를 자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고, 연방정부 역시 테슬라 차량에 대한 무공해차량 인센티브(iZEV) 지급을 중단하고 수천 건의 막바지 보조금 청구 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머스크라서 샀다’에서 ‘머스크라서 안 산다’로
테슬라는 그동안 머스크의 독특한 카리스마와 반체제적 이미지를 기반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오토모티브뉴스는 “트럼프와 공개적인 유착 이후 아무리 좋은 차를 만들어도 ‘머스크가 만들었기 때문에 사지 않겠다’는 반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백악관 앞마당에서 트럼프를 향해 테슬라를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해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가 X를 통해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가 “내 테슬라를 팔겠다”고 밝히면서 양측 관계도 급속히 냉각됐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이를 두고 “사업과 정치는 결국 섞이지 않는다. 이 조합의 유일한 패자는 테슬라”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