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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팔고 왔다'는 반도체 '게임 체인저'…유리기판 시장 '주목'

SKC, CES 2025서 유리기판 공개
초미세회로 구현로 속도↑
2021년 사업 본격화한 SKC
美서 올해 생산 개시 목표
삼성전기·LG이노텍도 개발중
SKC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반도체 유리 기판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SKC이미지 확대보기
SKC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반도체 유리 기판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SKC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C 유리 기판을 “방금 팔고 왔다”고 말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다시 한 번 쏠렸다. 반도체 유리 기판은 기존의 플라스틱 기판과 비교해 인공지능(AI) 시대에 맞게 연산·처리 속도가 빨라‘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유리 기판 시장에서 SKC가 앞서 나가고 다른 경쟁사들이 추격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5를 찾아 SK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SKC의 유리 기판을 들어올린 채 “방금 팔고 왔다”고 말하며 전시장 관람 직전 고객사를 상대로 유리 기판을 판매했다는 점을 암시했다.

SKC 유리 기판을 사겠다고 한 고객사가 어딘지를 두고 업계에선 여러 추측이 나왔다. 가장 유력한 곳으로는 엔비디아가 꼽혔다. 최 회장은 SK 전시관으로 향하기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가 유리 기판을 선보인 곳은 SK 전시관의 AI 데이터센터 구역이다. SKC의 유리 기판이 대규모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만큼 AI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면적과 전력 소비를 줄인 모습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SKC는 유리 기판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기존 기판보다 40%정도 향상시키고, 전력소비와 패키지 두께를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기판은 AI 시대에 적합한 장점들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기존의 플라스틱 재질과 비교해 회로를 더 촘촘하게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도체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비롯해 다양한 소자를 내부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초미세회로를 구현하고, 기판 표면에 대용량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얹을 수 있다.

SKC는 반도체 유리 기판의 잠재력을 보고 일찍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리 기판 자회사 앱솔릭스를 2021년 세우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에는 1만2000제곱미터(㎡) 규모의 유리기판 공장을 준공했다. 미국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상무부의 보조금 7500만달러(원화 1106억원)도 지원을 받았다. SKC는 이곳에서 올해 유리 기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아가 규모 7만㎡가 넘는 두 번째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유리기판 사업에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뛰어들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유리 기판을 개발하고 있고,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올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프로모션을 진행한 뒤 2027년 이후 양산 단계로 접어들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월 주주총회에서 유리기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유리 기판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더인사이트파트너스는 세계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2024년 2300만달러에서 2034년 42억달러로 10년 만에 약 182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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