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공개될 갤럭시 언팩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애플마저 실패한 XR헤드셋 시장 흥행에 삼성전자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XR헤드셋 구조가 스마트폰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 XR헤드셋이 스마트폰 시장의 흥행요소를 만족하는지 여부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럽특허청(EUIPO)과 영국특허청(UKIPO)에 '삼성 스위치'라는 상표권을 신청하는 등 XR헤드셋 출시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지난 13일 안드로이드 XR을 공개하고 개발자들에게 △AR코어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젯팩 컴포즈 △유니티 △오픈XR 등 도구를 제공해 안드로이드XR 기기용 앱과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기기출시보다 먼저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 6월 애플이 야심차게 출시한 비전프로가 흥행에 실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 대에 그쳐 당초 예상치인 30만∼40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비전프로 흥행의 가장 큰 실패요인은 기기를 구입해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장 초기인 만큼 이를 활용할 앱이 크게 부족했고 이는 구매감소로 이어졌다.
XR헤드셋 시장의 초기 모습은 스마트폰 시장과 상당부분 닮아 있다. 기기를 운영할 수 있는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iOS 등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과 이를 활용할 기기(스마트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앱 스토어(마켓) 등 생태계가 구축되면 사용자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XR헤드셋 출시를 준비중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감안하면 스마트폰의 흥행요소를 XR헤드셋도 만족한다면 흥행 확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던 주요 요인은 △소비자가 구입을 꺼리지 않을 적당한 가격 △미려한 디자인 △가벼운 무게와 크기 △앱 활용성 등으로 평가된다.
흥행에 실패한 애플 비전프로는 흥행요소를 거의 모두 만족하지 못했다. 5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부터 600g에 달하는 무거운 무게, 콘텐츠 부재 등 흥행에는 무리가 있는 제품이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비전프로를 반면교사 삼아 흥행요소를 충족시켜나가는 방향으로 출시전략을 전개중인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XR 생태계 구축을 시작으로 앱 활용성 등 콘텐츠 부재 문제 해결을 시작했고 가격과 무게, 크기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았다.
삼성전자도 이를 주안점에 두고 제품을 준비 중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애플 비전 프로와 비교해 삼성 XR 헤드셋이 더 가볍고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하다. 삼성 헤드셋 시야가 비전 프로보다 더 크게 표시돼 사용자가 한 번에 더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은 "무게를 더 잘 분산시키는 것이 아이디어"라며 "수많은 연구를 해왔으며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 때 편안함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