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민족주의의 부상으로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광물 부존국의 수출통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핵심광물 매장 및 생산량이 풍부한 남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배터리 원료 다변화 및 공급망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9일 발간한 ‘남미 배터리 광물 개발 환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지역을 대표하는 ABC 국가, 즉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이 풍부한 핵심 광물 매장량을 바탕으로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유망 공급망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미 3개국은 활발한 신규 투자를 통해 정‧제련 등 다운스트림 분야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도 풍부해 광물 채굴, 정‧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은 세계 2위 흑연 매장량뿐만 아니라 니켈‧망간‧리튬 등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다양하고 풍부한 광종(鑛種)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설립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세계 리튬의 약 60%가 매장되어 있는 리튬 삼각지대의 핵심 국가이다. 칠레는 국가 주도로 정‧제련 산업을 확대 중이고, 아르헨티나는 외국기업에 친화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 같은 자원 인프라에 주목해 중국은 정부와 기업들이 합심해 남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광물 외교를 바탕으로 BYD, 간펑리튬, 톈치 리튬 등이 전기차‧배터리‧광물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남미 진출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도 정부의 외교관계 확대를 바탕으로 합작, 지분투자, 현지공장 설립 등을 통해 광물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소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남미 지역은 거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광물 채굴과정에서의 원주민 지역사회와의 갈등, 고숙련 노동력 부족 등 리스크도 상존한다”면서 “지역 공동체와의 수익공유, 지역 환원사업 등을 통해 프로젝트의 장기적 안정성 도모가 필요하다고”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