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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라이벌 삼성 vs LG, 최종 승부처는 ‘미래車’

10년 적자 기록한 LG전자 VS사업본부, 지난해 역대급 흑자전환 성공
하만 인수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대규모 영업이익 통해 시너지 본격화
반도체·신기술 장착한 삼성 vs LG는 동력·조명·솔루션 3대 분야 보유

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3-03-15 07: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해 9월 8일(현지 시간)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해 9월 8일(현지 시간)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대한민국 가전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를 놓고 새로운 경쟁관계를 만들고 있다. 반세기에 걸친 가전 라이벌에 이어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비)사업을 기반으로 한 미래자동차(車) 사업 분야에서 뜨거운 한판 승부를 예고해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성장세를 보인 전장사업과 관련해 공격적인 결정을 잇달아 내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자업체인 일본 소니그룹과의 회동 이후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며, LG전자는 베트남에 전장 R&D센터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두 기업 모두 전장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전장사업에 먼저 진출한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LG CNS의 자회사인 브이이엔에스(V-ENS)를 인수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사업을 하던 카사업부를 합쳐 VS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2015년에 50억원이란 깜짝 흑자를 기록한 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매년 수십조원대의 수주 잔량을 자랑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LG전자 내부에서는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이랬던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완벽하게 '백조'로 변신했다. 지난해 VS사업본부는 연간 매출액 8조6496억원에 영업이익 1696억원을 달성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02억원으로 3분기 961억원 대비 68.6%가 감소했지만, LG마그나의 멕시코공장 투자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성적표를 거둔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흑자 전환한 만큼 이제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은석현 VS사업 본부장(부사장)도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흑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올해의 경우 10조원대의 매출액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최근 6년간 실적. 출처=LG전자 사업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VS사업본부의 최근 6년간 실적. 출처=LG전자 사업보고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글로벌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전자보다 한발 늦게 전장사업에 합류했지만, 글로벌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큰 성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하만의 실적은 곧바로 고꾸라졌다. 30조원을 넘나들던 연간 매출이 삼성전자 인수 이후 곧바로 8조원대로 내려앉아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하만 역시 성장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해 13조2112억원대의 매출액에 63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주력 사업 분야인 카오디오뿐만 아니라 디지털 콕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실적이 상승하면서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전장 및 자동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 분야 경쟁이 올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전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전장 분야를 주력 사업부문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어서다.

두 기업의 자존심 대결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가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전장사업 분야에서의 경쟁을 예고해서다.

삼성전자 전장부문 자회사 하만의 최근 6년간 실적. 출처=삼성전자 사업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전장부문 자회사 하만의 최근 6년간 실적. 출처=삼성전자 사업보고서

삼성전자는 전장부문 계열사인 하만을 통해 차량 내 경험을 강조한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케어'와 '레디튠'을 공개했다. 레디케어는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고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스스로 작동시키는 안전운전 지원 솔루션이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 기술의 레디케어는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운전자의 시야와 인지능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상황별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자에게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레디케어가 직접 차량 내 환경을 변화시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CES 2023의 개막 첫날인 지난 1월 5일 공개됐다. 당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직접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기기를 시연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신기술을 선보인 삼성전자의 행보에 LG전자는 여유로운 반응이다. LG전자가 이미 전장사업의 3대 핵심축으로 불리는 사업 분야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합작을 통해 미래차를 개발 중인 LG마그나e파워트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VS사업본부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8년 1조원(당시 7억7000만 유로)을 투입해 인수한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G그룹은 소속 집단인 LG그룹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전기차용 모터 및 라이다용 이미지센서) △LG디스플레이(인포테인먼트 전용 패널) 등을 만들고 있다. 타이어를 제외한 미래차와 관련된 대부분의 분야를 그룹 내에서 소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전장부문 계열사 하만이 지난 2021년 1월 7일 'Harman Automotive ExPLORE 2021' 이벤트를 통해 세 종류의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전장부문 계열사 하만이 지난 2021년 1월 7일 'Harman Automotive ExPLORE 2021' 이벤트를 통해 세 종류의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삼성 역시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 내 전자계열사들을 통해 다양한 미래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SDI(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인포테인먼트 패널) △삼성전기(MLCC) 등 삼성 역시 언제든지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

재계에서는 일단 전장사업 분야에서 현재까지의 승자는 LG전자라는 평가를 내린다. 매출 규모만 보면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의 규모가 더 크지만, 직접 사업본부를 꾸려 전장 분야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고, 수주 잔고도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만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직접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 스피드'라는 특유의 고속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돼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 경쟁의 결과는 고객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고객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전장사업의 특성상 글로벌 고객사들을 얼마나 다수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글로벌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Magna)’와 함께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사진=LG전자 뉴스룸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는 지난 2020년 글로벌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Magna)’와 함께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사진=LG전자 뉴스룸


국내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장사업은 결국 최대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관계가 핵심"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향후 새로운 기술개발과 생산능력 확보가 전장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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