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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등 가능성…챗GPT·DDR5에 K-반도체 온기 돈다

챗GPT에 탑재되는 HBM-D램,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
인텔의 신형 CPU와 짝꿍될 고성능 DDR5도 본격 생산채비 박차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둔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챗GPT 열풍으로 인해 고성능 D램에 대한 수요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성능 PC용 CPU(사파이어래피즈)와 짝꿍이 될 신형 DDR5의 생산이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당초 계획대로 설비투자(CAPEX)에 속도를 낼 계획이며, SK하이닉스도 공언했던 감산규모를 줄이면서 신제품 생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성능 D램과 신형 DDR5 생산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대규모 감산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고성능의 신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태세다. 실적한파로 어려움을 겪던 반도체업계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는 셈이다.

당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한해 업황 악화를 예상하고 소극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그만큼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SK하이닉스는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2022년도 연간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시작된 감산을 올해 이어가는 것은 물론, 투자 역시 절반 이상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지능형 인공지능(AI)서비스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글로벌 IT기업들부터 국내 대기업들과 금융사들까지 챗GPT에 대한 투자의향을 밝히자, 챗GPT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고성능 D램(HBM-D램)을 생산 중인 SK하이닉스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감산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심포지엄에 참석해 "공급이 과잉일 때는 '슬로다운'을 생각하지만, 너무 감산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보름 전 밝혔던 대규모 감산 및 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10월 업계최초로 3세대 HBM-D램을 개발하는 성공했다.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10월 업계최초로 3세대 HBM-D램을 개발하는 성공했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 역시 14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의 자금을 차입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00조원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자금을 운용 중이다. 이에 20조원의 유보자금을 보유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운용자금 차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차입을 통해 확보한 20조원을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등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챗GPT에 탑재되는 고성능 HBM-D램과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는 DDR5가 업황악화로 시달리는 국내 반도체기업들의 흑기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HBM-D램은 챗GPT에 탑재되는 고성능 D램이다. 챗GPT는 엔디비아의 'A100'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학습활동을 진행하는데, A100 GPU에는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HBM-D램이 탑재돼 있다. 엔디비아가 최근 선보인 'H100'에는 이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4세대 HBM-D램이 들어갔다.

GPU는 D램에 저장된 명령을 가져와 연산과정을 거쳐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성능 광대역 D램 제품인 HBM-D램이 필수다. 특히 HBM-D램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60~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AI 서버용 고성능 D램인 HBM-PIM D램을 통해 인공지능·고성능 AI 시장을 공략 중이다. HBM-PIM D램은 데이터 저장부터 연산처리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512GB DDR5.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512GB DDR5. 사진=삼성전자


인텔이 지난해 말 선보인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CPU가 등장한 만큼 이와 연동되는 고성능 D램이 필수적인데, 두 기업이 기존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DDR5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생산채비를 갖춰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챗GP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과 SK의 예상과 달리 고성능 HBM-D램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기에 인텔의 신규 CPU(사파이어래피즈)와 짝을 이룰 DDR5의 생산도 본격화될 예정인 만큼 실적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에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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