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폴란드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크지슈토프 플라텍 폴란드 군비청 대변인은 한국을 방문 중인 마리우시 브아쉬착 국방장관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브아쉬착 장관 등 폴란드 국방장관 일행은 지난달 31일 K-2 흑표전차를 생산 중인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으며, KAI의 FA-50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이에 따라 K-2 흑표전차와 FA-50의 폴란드 수출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보유 중이던 구형 러시아제 T-72 전차는 우크라이나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UN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난 4월부터 T-72 구형전차 230대를 순차적으로 넘겨주고 있다.
대신 폴란드는 미국으로부터 250대의 M1A2 에이브람스 전차를 받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230대의 T-72 전차를 넘겨주고, 미국에서 250대의 M1A2 전차를 받겠다는 것이다. 폴란드가 인수하게 될 M1A2 전차는 기존 생산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방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폴란드 Wilk프로그램의 유력 후보로 현대로템의 K-2 흑표를 지목하고 있다. 현존하는 3세대 전차 중 최정상급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장 생산에도 착수가 가능해 폴란드의 전력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면 미국과 독일은 자국 내 신형 전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형 전차의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KAI의 경공격기 FA-50도 상황이 비슷하다. 폴란드는 보유 중인 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항공 전력에도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자 KAI의 FA-50을 구매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브아쉬착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KAI 사천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36개월 이내에 FA-50의 성능개량 모델의 납품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밖에도 브아쉬착 국방관은 이미 운용 중인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 측은 일단 폴란드의 구매의사를 반기면서도 계약에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국내 방산업체 한 관계자는 "통상 무기 수출의 경우 정부와 정부 간의 계약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기업 입장에서는 계약이 완료되거나, 정부가 발표하기 전까지 수준에 대해 공개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폴란드 정부가 적극적으로 K-2 전차와 FA-50에 대한 구매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수주계약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면서 "향후 가격과 생산 전략, 그리고 국익 등을 고려해 우리가 아닌 다른 국가의 방산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폴란드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