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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빅4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웃을 수 없는 이유

넥슨·크래프톤, 상반기에만 매출 2.5조 원 돌파
"던파 IP 회복 필요"…현재보다 미래 본 넥슨
넷마블, 영업익 하락에 "다작보다 장수" 전략 전환
엔씨, 모바일 캐주얼 게임 신사업 고도화 박차
국내 4대 게임사의 올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과 지난해 실적을 비교한 차트. 사진 생성=구글 제미나이(Gemini 3.1) 나노바나나2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4대 게임사의 올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과 지난해 실적을 비교한 차트. 사진 생성=구글 제미나이(Gemini 3.1) 나노바나나2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올 상반기 대체로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자화자찬 대신 '위기론', '목표 달성'을 강조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에 가려진 위기 징후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 전략 수정까지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넥슨과 엔씨,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4대 게임사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모두 지난해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뤘다. 넥슨은 올 1분기 역대 최다 매출을 갱신했으며 크래프톤 또한 창사 이래 최초로 반기 매출 2조 원의 성과를 이뤄냈다. 엔씨는 연간 실적 증가율 78.8%로 가장 넓은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각 게임사 경영진들은 대체로 성과보다는 '미래'를 강조했다. 특히 넷마블과 넥슨의 경우 컨퍼런스 콜을 통해 "게임 시장 자체가 어려운 시기"라며 전략 수정을 예고했다. 엔씨와 크래프톤 또한 각각 신사업 고도화, 그룹 내 시너지 강화 등을 강조했다.

넥슨의 2026년 2분기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 중 '던전 앤 파이터' 시리즈 관련 페이지를 캡처한 것.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의 2026년 2분기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 중 '던전 앤 파이터' 시리즈 관련 페이지를 캡처한 것. 사진=넥슨
네 게임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면에서 감소세를 보인 넷마블은 대대적인 전략 수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다작 론칭을 통한 성장 전략의 이면에 게임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는 시장의 우려에 공감한다"며 "하반기 핵심 전략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PLC(제품생애주기)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넷마블은 지난 2년 동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등을 연달아 흥행시켰으나, 이들 모두 올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최대 4%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게임을 초기 흥행하는 역량에 안주하지 않고 '흥행 장기화'를 위한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EA 스포츠 FC' 시리즈와 더불어 회사의 핵심 IP인 '던전 앤 파이터(던파)'의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넥슨이 공개한 투자 자료에 따르면 '던파' 시리즈 전체의 매출은 2024년 '던파 모바일' 중국 출시 시점에 정점을 찍은 이후 2025년과 올 상반기까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매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넥슨은 핵심 시장 중국에서 '던파 모바일' 개발·퍼블리싱 업무를 현지 파트너 텐센트에 전면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4분기에는 던파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 '던파 키우기'로 IP 가치를 다시 높인다는 계획이다.
엔씨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프레젠테이션 자료 중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부문에 관한 페이지를 캡처한 것. 사진=엔씨이미지 확대보기
엔씨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프레젠테이션 자료 중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부문에 관한 페이지를 캡처한 것. 사진=엔씨

엔씨와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새로이 인수한 자회사가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엔씨의 경우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부문 해외 자회사 다수를 인수, 상반기 이들로부터 2052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현재 엔씨는 '리니지'로 대표되는 기존 MMORPG 사업을 유지하는 가운데 슈팅·서브컬처 신규 장르 게임 발굴, 해외 전담 법인에서 맡을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회사의 3대 전략으로 두고 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바일 캐주얼 사업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명실상부한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일본의 종합 광고 회사 ADK그룹을 인수한 데 힘입어 올 상반기 게임 외 기타 부문에서 5460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 101억 원 대비 5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9일 크래프톤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중에는 ADK그룹에 관한 질의가 이뤄졌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ADK를 인수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애니메이션 관련 깊은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컬래버레이션 이상으로 게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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