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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안방' 노린다…K-게임 넥슨이 '유럽인 회장' 세운 까닭

이정헌 대표 취임 후 2년 만에 경영진 개편
'아크 레이더스'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선임
전략 감독·실무 경영 이원화…목표는 '서구권'
동양 PC·모바일 게임 시장 중심에서 탈피
넥슨이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 스튜디오 대표를 본사의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이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 스튜디오 대표를 본사의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넥슨

넥슨이 일본 본사(NEXON Co., Ltd.)에 회장(Executive Chairman)직을 신설하고 계열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öderlund) 대표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엠바크의 흥행작 '아크 레이더스'와 같이 서구권 PC·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일본 법인 공시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일 패트릭 쇠더룬드 이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해당 인사는 즉각 효력을 발휘했으며 기존의 엠바크 스튜디오 대표직은 겸임한다.

넥슨 일본 법인을 지난 2024년 3월부터 이끌고 있는 이정헌 대표 겸 이사회 의장 또한 제 자리를 그대로 지킨다. 쇠더룬드 신임 회장이 넥슨 그룹 전체의 전략 방향성을 감독하고 이정헌 대표는 전략을 실행하고 회사 전반 경영 실무를 맡는 형태로 리더십을 이원화하는 것이다.

패트릭 쇠더룬드 신임 회장은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의 디지털 일루전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DICE) 대표 출신이다. '배틀필드'와 '미러스 엣지' 등의 기획, 개발을 맡았던 실무형 리더다.

EA를 떠난 쇠더룬드 대표는 유럽에서 엠바크 스튜디오를 창업했으며 해당 법인이 설립된 2018년부터 넥슨 본사의 이사직을 겸임했다. 엠바크는 설립 단계부터 넥슨의 서구권 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 역할을 맡은 셈이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구성원들은 앞서 언급한 '배틀필드' 개발진이 주축이 됐다. 배틀필드는 서구권에서 '국민 밀리터리 슈팅' 게임으로 꼽히는 인기 IP다. 이러한 노하우를 활용해 2023년 12월 1인칭 슈팅(FPS) 게임 '더 파이널스', 2025년 10월에는 3인칭 슈팅(TPS) 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선보였다.

넥슨의 2025년 연간·4분기 실적 발표 PPT 자료. 첫 페이지 배경 이미지로 '아크 레이더스'를 선택했다. 사진=넥슨이미지 확대보기
넥슨의 2025년 연간·4분기 실적 발표 PPT 자료. 첫 페이지 배경 이미지로 '아크 레이더스'를 선택했다. 사진=넥슨

이번 경영진 개편의 배경에는 아크 레이더스의 흥행이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 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장을 돌파하며 신규 IP 게임으로선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2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은 1400만 장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아크 레이더스의 판매 방식이다. 온라인 게임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나 비즈니스 모델(BM)은 부분 유료화 서비스가 아닌 패키지 판매 중심으로 구성됐다. 넥슨의 기존 강점인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역량을 토대로 패키지 게임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넥슨의 연 매출 4조5072억 원 중 14.4%가 북미·유럽 등 서구권 지역에서 발생했다. 2024년 연 매출 4조91억 원 중 9.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9% 증가한 것이다. 회사의 외형적 성장은 물론 수익원 다각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 대표는 2024년 취임 후 회사의 목표로 "2027년까지 연 매출 7500억 엔(약 7조 원) 달성"을 제시한 바 있다. 즉 기존 주력 매출원인 아시아 중심의 온라인·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위치를 지키며 쇠더룬드 신임 회장 감독 하에 제2, 제3의 아크 레이더스를 출시해 서구권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키운다는 복안이다.

차기작 파이프라인 또한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넥슨은 스팀 플랫폼에서 좀비 생존 슈팅 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와 액션 RPG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글로벌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 고전 설화에서 모티브를 딴 차기작 '우치 더 웨이페어러' 예고 영상을 콘솔 게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 채널을 통해 최초 공개했다.
넥슨은 이번 경영진 개편의 보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오는 3월 31일 일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본시장 브리핑(CMB)을 통해 공개할 전망이다. 쇠더룬드 신임 회장과 이 대표 모두 이번 CMB에 참여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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