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미래 먹거리로 '로봇'에 투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재용 회장의 첫 투자
로보스타, LG전자가 최대주주
산업용 로봇 시장 커지며 경쟁 본격화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재용 회장의 첫 투자
로보스타, LG전자가 최대주주
산업용 로봇 시장 커지며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미국 전장·음향 전문기업인 하만 인터내셔널을 9조 원 가까이 주고 인수했으며 올해에는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HVAC)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약 2조4000억 원 들여 인수한다. LG전자도 2018년 약 1조100억 원을 투자해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 업체인 ZKW를 인수했으며 2021년 9월 사이벨럼, 2022년 애플망고 등의 기업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했다.
하지만 라이벌답게 두 기업 모두 로봇 기업에 적극 투자하며 로봇과 관련한 시너지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두 기업의 성과가 삼성·LG의 대리전 양상을 띄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3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족 보행 ‘휴보’로 대표되는 이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자율이동로봇 등 첨단 로봇기술을 보유한 국내 대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재무적 투자를 한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로봇추진단 신설,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를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단장과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적·기술적 협력까지 강화하며, 로봇 원천기술 내재화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본격 개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도록 키운다는 전략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첫 대형 투자로 낙점한 곳이다. 현재도 협동로봇, 정밀지향 마운트, 신규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유럽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AI까지 더하며 2030년까지 매출액 100조 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체적으로 서빙 로봇 등 '상업용 로봇'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안내 로봇, 물류 로봇, 보안 로봇 등 '산업용 로봇'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엔젤로보틱스 등 다양한 로봇 관련 기업에 투자했으나 현재로선 LG전자가 투자한 기업 중 로보스타에 가장 많은 지분(33.43%)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용 로봇(직각좌표, 스카라, 수직다관절, AGV/AMR 등)과 자동화 솔루션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생산하며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는 등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LG전자 등 대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지능형 자율공장 등 차세대 공장 자동화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 모두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은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약 193억 원을 기록했으며 로보스타는 약 891억 원을 기록, 제법 큰 차이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29억 원 적자를 기록한 반면, 로보스타는 1억5000만 원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까진 규모가 크지 않고 제품 R&D 투자 비중이 높아 영업익은 두 곳 모두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매출의 40%를 R&D에 투자하며 기술력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협업, 해외 시장 확대, 기술 내재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2025년 이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로보스타는 지난해 매출 감소, 수익성 약화를 겪었지만 단기적 어려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전기차·반도체 등 신성장 산업 자동화에 따른 수요가 기대되며 스마트팩토리 연계 신사업 등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