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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美 유학 준비 중인 ‘한국 학생 SNS’ 검열 강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체류 중인 한국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전 세계 자국 외교공관에 학생 비자 및 교환 방문 비자 신청자의 신규 인터뷰 일정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 유학생들의 온라인 활동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무부가 전 세계 대사관과 영사관에 학생(F) 및 교환 방문(J) 비자 신청자의 신규 예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고 지시한 내부 전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소셜미디어 심사 확대 방침에 따른 조치다.

이같은 조치는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처럼 국내의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을 피해 해외로 진학하려는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비자 발급 절차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학 전문 컨설팅 업체 월드넷유학센터의 박현태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오늘 하루 동안만도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이미 예약한 학생도,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한 학생도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까지 기존 인터뷰가 실제로 취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유학생들이 예정대로 학업을 시작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학생들에게 소셜미디어 게시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특히 남학생들에게는 수류탄이나 무기와 같은 과격하거나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절대 올리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확보한 한 미국 인문계 대학의 이메일에서도 유학생들에게 비자 인터뷰가 지연될 수 있으며 “SNS 내용을 조금 손질해둘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 한국 학생은 “주변 친구들 중에도 인터뷰 일정조차 못 잡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할 계획인데 지금의 미국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반이민 기조를 앞세워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심사를 강화하고, 비자 취소 및 추방 사례도 늘리고 있다. 이번 SNS 검열 확대 및 인터뷰 중단 조치도 이같은 이민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은 “한국 학생들의 해외 유학 열기는 국내 대학 입시의 과열 경쟁과 직결돼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 유학은 한국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같은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유학을 포기하거나 다른 영어권 국가로 방향을 선회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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