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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세운 다크호스 '원티드', AI매칭 부진 '어쩌나'…

원티드랩, 설립 후 AI 앞세워 급성장
특히 개발자들 사이서 이직 시 선호
타사도 AI 도입 확대하자 영업적자 전환
AI매칭 매출비중 감소에 "신사업 투자 때문"
원티드랩은 AI매칭 시스템을 통해 높은 이직 합격률을 자랑하며 급성장했으나 2024년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며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사진은 원티드랩과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해 개최한 '원티드X네이버클라우드 프롬프톤'에서 참가자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원티드랩이미지 확대보기
원티드랩은 AI매칭 시스템을 통해 높은 이직 합격률을 자랑하며 급성장했으나 2024년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며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사진은 원티드랩과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해 개최한 '원티드X네이버클라우드 프롬프톤'에서 참가자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원티드랩
"저희 개발자 뽑으면 70~80%는 원티드 통해서 지원 들어와요."
"원티드가 요즘 젊은 스타트업 구인구직 시장에서 가장 핫합니다."

최근 만난 기업 홍보담당자들과 얘기를 나누던 중 듣게 된 HR 기업인 원티드랩에 대한 평가다. 원티드랩은 2015년 4월 설립된 기업으로 이제 설립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원티드랩의 서비스 '원티드'는 AI 매칭 기술을 활용해 구직자와 기업 간 매칭 효율을 높여줘 실제 IT 직군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한 원티드랩의 성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 등 기존 HR 기업 '빅3'를 포함해 수많은 HR 기업들도 AI를 내세우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원티드를 통한 IT 직군, 개발직군의 구인·구직이 활발하지만 경기 불황의 여파로 채용시장의 성장이 둔화됐으며 그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원티드랩은 13일, 지난해 매출 368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3년도 매출액이 396억여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7.21% 감소했다.

단순히 경기 불황의 여파로 보기에는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액 확대는 상당히 뼈아프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경쟁 업체들보다 영업손실 비율이 훨씬 크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원티드랩의 2022년~2024년 3분기 주요 부문별 매출액과 비중 추이. AI매칭의 매출액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자료=DART이미지 확대보기
원티드랩의 2022년~2024년 3분기 주요 부문별 매출액과 비중 추이. AI매칭의 매출액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자료=DART


특히 사업 초기부터 AI 기반 매칭을 특장점으로 내세운 원티드의 경우 자사 'AI매칭'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데 2022년도 82.02%던 AI매칭 매출액 비중은 2023년 77.15%, 2024년 3분기 76.36%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또한 경쟁사들도 AI 매칭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잡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솔루션 '룹(LOOP)'을 개발하고 AI 매칭 서비스 '원픽'에 적용했다. 룹은 지원자 이력서를 한 줄로 요약하고 인재 추천 사유를 분석해 채용 담당의 인재 평가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또 구직자에게는 공고 별 실시간으로 서류합격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원픽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분기 지원자 159%, 합격자 17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람인 역시 한국IBM, 키움인베스트먼트를 거쳐 키움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황현순 대표 아래 IT 기술과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취준생이 부담스러워하던 자기소개서를 AI가 도와주는 'AI 자기소개서' 서비스는 서비스 도입 후 일평균 자소서 등록 건수가 304%가량 증가했다. 이는 사람인이라는 HR 기업의 AI 테크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됐다.

한편 원티드랩은 올해 원티드 매출 감소 원인으로 투자 자회사 '원티드랩파트너스', 일본 자회사 '원티드 재팬'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영향이라고 답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IT 인재 채용 플랫폼 '라프라스'에 시드 투자를 단행하며 현지 운영 비용이 발생했고, '원티드랩파트너스'도 신규 투자를 위한 펀딩 작업, 소싱, 실사, 법률 검토 등 기타 비용이 발생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AI매칭 서비스 매출 비중 감소와 관련해서는 "AI매칭 기능을 활용했을 시 기업 및 구직자 모두 시간 절약 및 합격률이 상승되었음이 확인됐으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원티드랩은 꾸준히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때문에 신사업 부문 성과가 나오며 AI매칭 기능이 차지하는 비율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 고도화는 원티드랩에서도 현재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AI 에이전트로 채용시장에서 원티드랩의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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