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새해까지 혼란한 정국으로 도무지 웃음이 나지 않는 요즘, 잠시 걱정은 내려두고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넷플릭스 영화 2편을 꼽아봤다.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로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웃어보자.
◇ 다시 돌아온 공포의 펭귄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
월레스와 그로밋 두 번째 단편 영화인 '월레스와 그로밋: 전자바지소동'을 기억하는가? 월레스가 발명한 전자바지로 '블루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다 실패한 희대의 빌런! 끔찍한 사이코패스 펭귄이 작중 시간 31년, 현실로는 16년 만에 다시 우리 곁을 찾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된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는 31년 동안 아무도 탈출한 적 없는 철통의 보안을 자랑하는 감옥, '동물원'에서 탈출한 페더스 맥그로우(펭귄)이 월레스와 그로밋에게 복수를 꿈꾸면서 시작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음성 인식으로 작동되는 AI 가정용 로봇 '노봇'을 발명한 월레스. 정원 손질 의뢰를 받아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이미 페더스에 의해 '사악한' 성질로 개조된 노봇들은 의뢰를 수행하는 동안 절도 행각을 벌이며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월레스와 그로밋을 지켜봐온 팬들에게 선사하는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와 클리셰를 깨부수는 유머로 무장한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 감옥에서 반평생을 썩어온 페더스가 준비한 '완벽한 복수'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결말은 현재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 "이번엔 여장이다"…연기 달인 조정석 '파일럿'
잘생긴 외모, 위트 있는 화법, 뛰어난 실력에 '방송'까지 타면서 인기와 입지가 고공 행진을 달리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항공의 한정우(배우 조정석). 선배에게 예쁨 받고 후배에게 존경받으며 이대로 인생이 쫙 피나 했지만.... 술자리에서 실수로 내뱉은 말로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한다.
이미 블랙리스트 딱지가 붙어버린 그에게 재취업은 점점 요원해지고.. 목구멍에 거미줄 치기 직전, 한정우는 결국 일생일대의 묘수(?)를 발휘해 항공사에 재취업하는데 성공한다. 바로 여동생의 신분을 가로채, 아니 잠시 빌려 신분을 위장한 것.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1에서 2로 바꾸고, 구두 대신 하이힐을, 짧은 머리는 찰랑이는 웨이브 머리 가발로 바꿔 여자로 거듭나는데 성공한 한정미.
그러나 40년 넘게 남자로 살아온 그가 하루아침에 행동과 습관까지 여자로 바꿀 수는 없는 법. 한정우가 '한정미'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장르는 코미디지만 내내 가벼움을 표방하지는 않는다. 영화 파일럿은 남자에서 여자가 되며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성차별을 그려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가정의 소중함까지 일깨워주는 잘 만든 작품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