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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메타버스, 게임이 아닌데…"… 규제에 질식한 국내 생태계 '절규'

한때 신산업 주류 국내 메타버스 서비스 대부분 폐지·종료
국내 업체 CES 대규모 참가 '옛 영광'… 숨통 틔이는 해외기업과 역차별
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등으로 ‘CES 2025’ 현장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기와 콘텐츠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CES 관람객이 메타버스 관련 기기인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임광복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등으로 ‘CES 2025’ 현장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기와 콘텐츠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CES 관람객이 메타버스 관련 기기인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임광복 기자
국내 메타버스 열기가 엔데믹을 기점으로 사그라들고 있어 미래 신성장산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그동안 시장성 부족과 신산업에 대한 정부 부처들의 인식 부족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과 서비스가 잇달아 폐지되고 있다. 한때 CES의 기대주였던 메타버스 분야에서 국내 기업은 대부분 퇴조하고 롯데이노베이트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9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의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에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체험하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업계와 학계에선 국내 메타버스 생태계 붕괴에 대한 절박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국내 주요기업 중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의 마지막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3년 CES에서 VR 중심, 지난해 PC 중심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멀티 디바이스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4년 연속 CES에 참가하고 있는데 녹록하지 않은 시장 상황에 고민이 깊었다. 앞서 메타버스 플랫폼, 콘텐츠 서비스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대부분 종료하면서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 부처간 메타버스에 대한 입장차로 신산업을 진흥하기 보다는 일부 발목 잡는 형태가 감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가 메타버스를 대하는 규제적인 부분에서 시각차가 크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여가부가 일부 메타버스 서비스를 게임으로 규정하고,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드러내자 서비스가 잇달아 종료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전체가 게임 심의 대상될 수는 없다”며 “게임성 있는 부분과 다른 기능적인 부분을 총괄로 분리해 게임성 비율이 적다면 심의의 잣대 대신 메타버스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 줘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다양한 플레이어가 경쟁과 협력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국내에선 그런 토양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생태계 경제의 핵심인 가상자산에 대한 국내 인식부재도 관련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친 가상자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나라는 규제적 관점 위주로 접근해 관련 생태계의 싹이 밟히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결국 메타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에 활용돼야 관련 시장과 생태계가 확장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AI도 뒤처지고 있지만, 규제에 막혀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가 폐지되고 있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 민간 주도 자율 규제와 책임이 우선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메타버스를 게임 서비스와 분리하고 심의에 대한 부담도 덜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도 메타버스협회 차원의 자율규제에 적극 참여해 기준에 맞춰 분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외에선 AI기술 발전 등 실질적인 메타버스 서비스 여건이 조성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모호한 규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국내는 K팝 콘텐츠 등 메타버스에 접목할 다양한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서 더욱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학계에선 코로나19로 일찍 개화된 메타버스 서비스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궤도에 오를 토양이 갖춰지고 있는데, 국내 서비스가 위축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ICT 분야 교수는 “AI기술 발전으로 메타버스도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콘텐츠다. 신성장동력인 메타버스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게 정부가 전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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