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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넘어 '동방 세계'로…아시아 영토 다지는 '텐센트 제국'

쑨중화이 텐센트 부사장, 비전으로 IP 기반 '동방 세계' 제시
텐센트의 코어는 '게임'…콘텐츠 역량에 AI 등 기술 더한다
텐센트 연례 게임 발표 행사 '스파크 2023'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텐센트이미지 확대보기
텐센트 연례 게임 발표 행사 '스파크 2023'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텐센트
"텐센트는 게임, 영상, 음악 등 영상 엔터테인먼트 역량과 다각도로 발달한 기술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이들을 융합해 콘텐츠 IP 기반 '동방 세계(Eastern Universe)'를 구축, 세계적인 리딩 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쑨중화이(孫忠華) 텐센트 부사장 겸 텐센트 비디오 대표가 프랑스 콘퍼런스 행사 MIPCOM(Marché International des Programmes de Communication)의 기조 연설 중 한 말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기준 연 매출 5545억위안(약 103조원), 영업이익 2357억위안(약 44조원)을 기록했다. 알리바바·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3대 클라우드 네트워크 사업자로 꼽히며 자체 개발 거대 언어 모델 인공지능(AI) '훈위안(混元)'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5대 빅테크로 꼽히는 기업들과 비교해도 텐센트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다. 메타 플랫폼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166억달러(약 157조원), 영업이익 289억달러(약 39조원)였다. 일본 최대 IT 기업인 소니는 같은 기간 매출 11억엔(약 104조원)에 영업이익 1조2000억엔(약 11조원)을 거둬들였다. 텐센트는 그들과 매출을 나란히 하고 있다.
핵심 사업 분야는 텐센트가 'VAS(비디오 어카운트 서비스)'라고 표현하는 콘텐츠 분야다. 지난해 기준 2875억위안(약 53조원), 전체 매출의 51.8%가 이곳에서 나왔다. 게임 매출이 30.8%p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소셜 네트워크, 음악,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각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쑨중화이 텐센트 부사장이 프랑스에서 올 18일 열린 MIPCOM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텐센트이미지 확대보기
쑨중화이 텐센트 부사장이 프랑스에서 올 18일 열린 MIPCOM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텐센트

쑨중화이 텐센트 부사장이 '동방 세계' 구축에 있어 핵심으로 꼽은 것은 IP(지식재산권)다. 주요 예시로는 중국 유명 SF(사이언스 픽션) 소설 기반 드라마 '삼체'와 더불어 텐센트 대표 게임 '왕자영요' 기반 드라마 '니시아적영요(你是我的荣耀)'를 들었다.

게임은 앞서 언급했듯 텐센트의 '코어'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게임 매출은 1780억위안(31조원)으로 콘솔 게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을 운영 중인 소니의 연간 게임 매출 3조6400억엔(약 33조원)과 근소한 격차로 세계 2위 게임사로 자리 잡고 있다.

쑨 부사장이 동방 세계 구축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한 '다각도의 기술' 역시 게임 분야와 연결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텐센트는 지난해와 올해 자체 게임 발표회 '스파크(SPARK)'에서 게임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개발 등을 연이어 강조했다. 주요 사례로는 중국 문화재 '막고굴', '만리장성' 등의 디지털 복원 사업을 제시했다.

앞서 언급한 '훈위안'으로 대표되는 AI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 초 '해설 영상 생성 방법·장치·서버·저장 매체' 관련 특허를 인준받았다. 이 특허는 생성형 AI와 TTS(Text to Speech) 음성 구현 등의 기술을 결합해 게임 해설과 개인 방송, 나아가 스포츠 중계나 군사 시뮬레이션 브리핑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 담겨 있었다.

로이터 통신의 조쉬 예(Josh Ye) 기자가 정리한 텐센트의 게임 사업 분야 자회사 혹은 파트너사들. 사진=조쉬 예 X(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로이터 통신의 조쉬 예(Josh Ye) 기자가 정리한 텐센트의 게임 사업 분야 자회사 혹은 파트너사들. 사진=조쉬 예 X(트위터)

텐센트의 글로벌 IP는 서구권 자회사들의 게임이었다. 대표적인 예시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다. RPG와 실시간 전략을 혼합한 MOBA 장르 내 최고 인기작이자 세계 관객들이 주목하는 e스포츠 종목으로 손꼽힌다.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아케인'이 크게 흥행하며 멀티미디어 IP로 거듭났다.

2020년대 들어 텐센트는 서구권 외에도 동아시아 IP를 향해 눈을 돌렸다. 앞서 언급한 '왕자영요'를 개발한 자회사 티미 스튜디오가 닌텐도와 협력, '포켓몬 유나이트'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에도 지난해 엘든 링'을 개발한 프롬 소프트웨어에 지분 투자, 올해에는 중견급 IP 홀더 기업 비주얼 아츠를 인수하는 등 일본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한국 또한 텐센트가 주시하는 주요 시장이다.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사로 자리매김한 핵심 IP '던전 앤 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의 중국 현지 배급을 맡고 있는 것이 바로 텐센트다. 넷마블과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의 지분은 물론 카카오와 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등의 지분도 적지 않게 보유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 텐센트의 가장 성공적인 배급작으로 손꼽히는 게임은 다름 아닌 한국의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다. 텐센트가 글로벌 배급을 맡고 있는 이 게임은 센서타워에 따르면 출시 후 10개월 만에 5억달러(약 6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텐센트는 20년간의 지속적 투자와 게임 IP, 배급권 확보를 바탕으로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텐센트를 'IP 홀더'로 기억하길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방향으로 사업 전개에 나설 것"이라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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