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의 차기작 '워헤이븐' 개발을 맡고 있는 이은석 총괄 디렉터와 임덕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워헤이븐과 유사 장르 게임으로는 미국 인디 게임 '시벌리', 유비소프트의 '포 아너' 등 손에 꼽으며, 이들은 모두 콘솔 게임 형태로 출시됐다. 이은석 디렉터는 "백병전 테마에 패키지 게임이 아닌 F2P(부분 유료화) 온라인 게임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국내 이용자층에겐 아마 워헤이븐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이머들에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장르인 만큼, 개발진은 초보 게이머를 위한 '진입장벽 낮추기'에 주력했다. 워헤이븐의 표어가 "눈 먼 칼에도 죽을 수 있는 전장"이라 소개한 임덕빈 디렉터는 "혼란스럽고 난타전이 일어나는 전장이란 의미 외에도 고수 게이머도 조금만 방심하면 초보자의 눈 먼 칼에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고 언급했다.

넥슨은 2021년 들어 새로운 개발 기조 '빅 앤 리틀'을 발표했다. 이는 100명 이상의 대규모 개발진과 큰 투자를 받는 대작과 더불어 수십명 단위 적은 개발진이 게임 본연의 재미와 창의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상대적으로 작은 게임을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의미한다.
올 6월, 빅 앤 리틀에서 '리틀'을 이끄는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데뷔작으로 '데이브 더 다이버'를 정식 출시했다. 2D 해양 어드벤처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2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게임성 면에서도 국내외에서 호평받았다.
이은석 디렉터는 '창의적 도전'과 '게임 본연의 재미'라는 키워드가 '리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워헤이븐은 빅 앤 리틀 안에서 분명 '빅'에 해당하는 게임이다"라며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장르임에도 적지 않은 예산과 자원이 투자된 게임"이라고 밝혔다.
게임 본연의 재미에 관해선 "다 큰 성인들도 베개싸움을 즐기듯, 전투는 게임에 있어 원초적 재미를 주는 테마라고 생각한다"며 "게이머들에 앞서 개발진부터가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또 그 재미를 납득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임덕빈 디렉터는 "게임을 사내에서 테스트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이 24명이란 많은 게이머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이었다"며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정말 많은 고민과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으로선 서비스 개시 후 한 명의 게이머로서 전장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임덕빈 디렉터는 "내부적으로 수차례 테스트를 돌린 결과, 참가 인원을 32명에서 24명으로 줄였을 때 '다 대 다 백병전'이라는 특별한 경험은 크게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매칭을 위한 대기 시간과 진입장벽은 가장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게임의 업데이트 주기는 3개월 시즌제이며, 핵심 비즈니스 모델(BM)은 시즌마다 출시되는 월정액 과금제 '월드 패스'와 의상, 감정표현 등 스킨이다. 이은석 디렉터는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온고잉(지속적인)' 서비스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발언했다.
게임의 첫 버전에는 6명의 병사와 4명의 변신 가능한 화신(영웅)들이 주어지며 총 5개 전장에서 점령전, 호송전, 진격전, 팀 데스매치 등 도합 13개 모드를 지원한다. 이은석 디렉터는 "매 시즌마다 최소한 병사 1종, 전장 혹은 모드 1개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다만 얼리 액세스에서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는 시점이나 콘솔 게임 서비스를 개시할 시점 등에 대해선 "계획된 바는 있으나, 지금으로선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보다 구체화되면 별도로 말씀드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간담회 말미에 이은석 디렉터는 '모두가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마니아층은 당연히 즐길 수 있으면서도 백병전이란 테마에 관심 없던 게이머조차 '내가 이런 걸 즐길 수 있구나'하고 깨닫는 분들도 나올 정도의 게임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