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글로벌 히트친 펄어비스, 내년 ‘붉은사막’으로 재도약
극찬 이어지는 ‘붉은사막’,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1년간의 기다림
검은사막과 궤 같이하는 펄어비스, 향후 10년 향한 여정 시작됐다
주요 게임사들인 내년 사업 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일찌감치 펄어비스로 쏠려있다. 지난 2015년 검은사막으로 글로벌 게임사로 우뚝 선 펄어비스가 ‘붉은 사막’으로 또다시 비상(飛上)을 준비하고 있어서다.극찬 이어지는 ‘붉은사막’,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1년간의 기다림
검은사막과 궤 같이하는 펄어비스, 향후 10년 향한 여정 시작됐다
국내 게임업계 대세를 이루는 MMORPG 장르를 버리고 ‘오픈월드’라는 새로운 장르로 도전장을 내민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으로 패러다임 변혁까지 예고하고 있다. 트레일러 영상 공개를 통해 ‘붉은 사막’의 글로벌 흥행을 인정받았다. 내년 하반기 출시라는 1년여의 긴 여정이 남아있지만 ‘붉은 사막’은 업계의 시선을 이미 강타했다.
펄어버스의 ‘붉은 사막’에 향해 외신들은 ‘완벽’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검은 사막’ 편중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자체 엔진을 통한 개발력과 확장성을 고려하면 일시적 현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펄어비스가 향후 10년을 향한 내년의 발걸음에 일찌감치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 글로벌 겨냥한 ‘붉은사막’, 해외에서도 ‘합격점’ 평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 중인 ‘붉은 사막’은 김대일 의장이 기획과 개발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운다. 게임 업계에서도 높이 평가받는 ‘릴’, ‘R2’, ‘C9’, ‘검은사막’ 등이 모두 김 의장의 손을 거쳤던 게임이다. 이번 ‘붉은 사막’도 김 의장의 개발 역량이 또다시 집중된 게임이라는 점에서 시장 안팎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 의장의 ‘붉은 사막’은 단순히 국내가 아닌 글로벌 도전장이다. 지난 11일 ‘게임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붉은 사막’의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을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해면서 글로벌 시선을 사로 잡았다. 지난해 ‘붉은사막’이 처음 공개된 이후 TGA 주최 측의 높은 관심으로 이번 ‘TGA 2020’에서 단독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만큼 해외 시장도 김 의장의 ‘붉은사막’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김 의장의 건재함까지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붉은사막[사진=펄어비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01228154821039521e71ea687c12518058138.jpg)
4K 화질로 담아낸 사실적인 실제 게임 영상은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주인공 맥더프를 포함해 주요 캐릭터와 광대한 오픈월드에 존재하는 여러 마을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고,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던 깊이 있는 액션신을 실제 게임 플레이를 통해 구현했다. 사실적이고 섬세한 게임 플레이 영상에 TGA 공개 3일 만에 주요 채널 합산 기준 2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북미 최대 게임 웹진 아이지엔(IGN)은 “붉은사막은 미쳤다. 이게 실제 게임 플레이라니!”라고 평했고, 독일 1위 매체 게임스타(Gamestar)는 “붉은사막의 새로운 게임 플레이 영상이 TGA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정말 놀랍다”고 보도했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는 “아찔할 정도로 방대한 게임 환경과 효과를 통해 매우 인상적인 엔진 성능을 알렸다”고 펄어비스의 차세대 엔진을 평가했으며, 미국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은 "정말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트레일러를 소개했다.
트레일러 영상 공개만으로 펄어비스 주가는 30% 이상 급등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17일 펄어비스는 2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 총액 3조5000억 원을 넘어서며 게임업계 ‘강자’로 다시 떠올랐다. 일부 증권사들은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기본보다 5~7% 높게 올려잡기도 했다.
‘붉은 사막’의 기대감과 동시에 당시 컴투스의 중국 판호 승인으로 인한 중국 시장 확대 청신호 영향도 미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붉은사막은 PC와 콘솔에서 즐기는 게임으로 향후 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른 플랫폼과 함께 콘솔을 겨냥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이어 “PC·모바일 게임을 선호하는 아시아뿐 아니라 콘솔 선호도가 높은 북미·유럽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는 콘솔 게임에도 적합하며, 싱글 플레이로 스토리를 체험한 후 멀티 플레이 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크로스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펄어비스의 신형 엔진에 기반해 만들어진 차별화된 그래픽, 액션성 등으로 인해 경쟁 게임과의 차별화,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고 진단했다.
◇ ‘검은 사막’ 이은 펄어비스 재도약 발판 ‘붉은사막’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붉은 사막 트레일 영상 캡쳐]](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01228154938045221e71ea687c12518058138.jpg)
지난 2010년 9월 10일 창업해 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으로 전환되던 시기에도 펄어비스는 PC온라인게임 개발에 집중했고, 4년 만인 2014년 ‘검은사막’을 내놓았다. 당시 업계 모바일 주도 흐름의 역행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우려는 기우였다. 검은사막이 처음 등장한 해인 2015년 217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524억 원, 2019년에는 5359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17억 원에서 2017년 217억 원, 2019년 1506억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2014년 12월 국내 출시에 이어 2015년 일본과 러시아, 2016년 북미와 유럽 등 순차적으로 출시됐고, 2017년 대만에 이어 남미로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진출은 펄어비스의 변곡점이 됐다. 당시 전년 대비(2015년) 183% 증가한 6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8년 CCP게임즈를 2500억 원에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SF MMORPG인 ‘이브 온라인’을 개발한 CCP게임즈는 이브 IP로만 4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확보한 확장 가능성 높은 게임사로 꼽힌다.
검은사막 기반으로 펄어비스는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공모가는 10만3000원이었다. 당시 공모주 청약이 미달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당시 상장가의 두 배 이상이다. 청약 미달은 단일 게임 리스크였다.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검은사막 콘솔을 2019년 3월(XBOX)과 8월(PS4)에 출시하며 시장 불안감을 상쇄시켰다. 이로인해 펄어비스 주가는 한때 30만 원에 유박하기도 했다. 시장의 여러 우려 속에서도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로 PC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가 IP 확장성에 따른 실적 성장 여력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검은사막 IP의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74%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글로벌 서비스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북미·유럽 지역 40%, 대만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34%, 한국 26% 차지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 요인으로 펄어비스의 핵심화 된 인력 구성과 자체 게임 개발 기술력이 꼽힌다. 펄어비스는 창립 주요 멤버 대부분이 여전히 개발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등 회사의 인력풀은 단단하다. 또한 검은사막 뿐 아니라 개발 중인 신작도 해외 상용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게임 엔진으로 제작하고 있다. 현재 차세대 게임 엔진까지 병행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게임의 질과 개발 속도를 높이고 플랫폼 확장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펄어비스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롭고 흥미롭고 잊지 못할 모험을 선사하는 자기혁신적인 게임 회사’란 기업 철학을 담아 홈페이지를 개편하기도 했다. 열정과 도전정신이란 이미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사로의 목표도 제시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9월 검은사막 매출 2조원 돌파와 관련해 “펄어비스는 모든 플랫폼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함께한 동료들과 게임 이용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