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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美 민주당 압승에 달러 한 달 만에 최저…유로·파운드 강세

AI 규제 강화에 미국 성장 둔화 우려…달러지수 101.41까지 하락
국채금리 4.921%로 내려…전문가들 "달러 약세 지속은 경제지표에 달려"
미국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국의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국의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의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자 달러화 가치가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미국의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로와 영국 파운드, 일본 엔,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가 일제히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약이 생기고 AI 관련 투자가 위축될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향후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승리만으로 달러화가 장기적인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달러지수 101.41…유로·파운드 동반 상승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장중 한 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로이터 보도 당시 101.41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상승한 유로당 1.1236달러(약 1507원)에 거래됐다.

영국 파운드화도 0.46% 오른 파운드당 1.3475달러(약 1807원)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약 2주 만에, 파운드화는 약 7주 만에 달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통화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프랑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엔화 대비 0.38% 하락해 달러당 158.09엔을 기록했다.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는 0.54% 떨어져 달러당 0.8162프랑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3bp(1bp=0.01%포인트) 내려 연 4.921%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재평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I 투자 위축 우려가 달러 약세 촉발


외환시장이 주목한 변수는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가능성이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AI 관련 투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과 산업 규제 강화는 성장 둔화 우려로 이어졌다.

경제성장 둔화는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미국의 성장세가 약해지면 물가 상승 압력과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싱가포르 OCBC은행의 심모시옹 외환전략가는 “이번 금융시장 움직임은 AI 산업에 대한 감독 강화 우려와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규제가 강화될 경우 미국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스닥의 상대적 부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연방 차원의 규제 법안을 실제로 통과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률 개정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 지속 여부는 미국 경제지표에 달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달러화의 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결제업체 콘베라의 조지 베시 외환·거시경제 수석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민주당의 승리를 미국 경제성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보다는 향후 정책 추진에 대한 제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압승이 달러화 상승세를 막아섰지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시 전략가는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로 하락하고 AI 관련 투자 열기가 식는 동시에 향후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달러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정치적 변화보다는 실제 경제성장과 금리 전망이 달러화의 중장기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중동 전쟁 재확산 땐 달러 반등 가능성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주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외환전략가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군사행동을 확대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전날 약 1% 하락한 뒤 이날 소폭 반등해 배럴당 103.75달러(약 13만9140원)를 나타냈다.

영국의 통화정책도 외환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5일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잉글랜드은행이 202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중국 위안화는 주요 통화와 달리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역외 위안화는 0.1% 하락해 달러당 6.6755위안에 거래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금 비율을 높이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비트코인은 7만8315.53달러(약 1억502만원)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3억달러(약 8조4490억원)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압박을 받아왔다.

로이터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단기적으로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지만 향후 흐름은 미국 경제지표와 국채금리, AI 산업 투자 전망, 중동 정세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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