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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HBM 질주 뒤편의 그늘… 中 "한국, 반도체 외끌이 충격 대비해야"

- 3분기 메모리 수출 311% 폭증 속 연간 1조 달러 눈앞… 中 경제일보 단일 품목 쏠림 경고
- 2분기 경상흑자 독일·일본 합계 추월… 자동차 5.5% 감소·민간소비 위축 양극화 뚜렷
- 미국 빅테크 투자 축소 땐 수출 1000억 달러 타격 시나리오… 한국은행 분석 인용
한국은행 집계 기준 2026년 3분기 한국 반도체 수출액이 1480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7% 늘어 성장세를 주도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 집계 기준 2026년 3분기 한국 반도체 수출액이 1480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7% 늘어 성장세를 주도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한국은행 집계 기준 2026년 3분기 한국 반도체 수출액이 1480억 2000만 달러(약 199조 1609억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7% 늘어 성장세를 주도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经济日报)는 11월 3일(현지시각) 한국 연간 수출이 사상 첫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으나, 전체 수출 절반 가까이가 반도체에 집중돼 대외 충격을 흡수할 힘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세계 각국의 AI 인프라 투자 바람을 타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 반면, 단일 품목 편중 심화가 거시경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뇌관이라는 지적이다.

메모리 호황 타고 8000억 달러 돌파


중국 경제일보는 세계 AI 산업 확장이 가져온 과실을 한국이 가장 먼저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1월부터 9월까지 한국 누적 수출액은 8000억 달러(약 1076조 4000억 원)를 넘어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한국은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연간 수출액 1조 달러(약 1345조 5000억 원) 선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6% 늘어 전체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지린대 동북아연구센터 장후이즈(张慧智) 부주임은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이뤘고, 경상수지 흑자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장 부주임은 "반도체 산업은 단기적으로 강력한 성장 축이며, 업황 주기 특성상 당분간 번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흑자 독·일 넘었지만 내수·차는 냉각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2026년 2분기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1166억 3000만 달러(약 156조 9256억 원)로 나타났다. 전통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의 흑자 합계액을 사상 처음으로 앞선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2026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4219억 달러(약 567조 6664억 원)에 달해 세계 2위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 지표도 회복 흐름을 보였다. 3분기 한국 실질 GDP는 지난 분기보다 1.0% 늘어 2분기 성장률 0.6%를 웃돌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를 뺀 다른 산업 현장의 온도는 차갑다. 9월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가량 줄었다. 3분기 민간소비 지출 역시 지난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전략연구원 왕쥔성(王俊生) 동북아연구센터 주임은 경제일보에 "한국 반도체 번영은 장기 기술력과 업황 주기가 겹친 결실이지만 불확실성을 동반한다"고 진단했다. 왕 주임은 "9월 자동차 수출 감소와 3분기 소비 부진은 산업 사이 격차를 뚜렷하게 보여주며, 반도체 호황이 제조업 전 분야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투자 속도 조절 땐 1000억 달러 충격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 조정 여부는 한국 반도체 공급망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북미 주요 대형 기술기업들이 내년 AI 자본지출을 줄이는 비관 시나리오가 닥칠 경우, 한국 칩 수출액이 기존 전망치보다 최대 1000억 달러(약 134조 55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조건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HBM을 공급하는 핵심 축이다. 해외 고객사의 서버 증설 속도가 조절되면 고부가 메모리 수요와 가격 변동이 수출 실적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경제일보는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향해 미국 현지 투자를 늘리라고 압박하는 상황 역시 한국의 산업 자금 배분 부담을 키우는 대외 압력으로 지목했다.

왕쥔성 주임은 "한국은 세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칩 공급 기지 역할에 머물지 말고, AI를 활용해 한국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이 가계 소득 증대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도록 경제 내부 선순환망을 다지는 일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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