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구리 정광 처리 수수료 마이너스 전환… 시장 신뢰 흔들려

광산 공급 부족과 제련소 과잉 설비가 겹친 구리 정광 시장
부산물 수익화와 복잡한 계약 조건으로 표면 수수료 의미 퇴색
2026년 연간 벤치마크 톤당 0달러 합의… 일본 제련소는 반발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구리 제련소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구리 제련소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구리 정광 처리 수수료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깊이 떨어지면서 시장의 가격 신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영국 글로벌 매체 로이터는 11월 3일(현지시각) 구리 분석가의 진단과 주요 거래 사례를 바탕으로 구리 정광 시장의 불투명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처리 수수료와 정제 수수료는 역사적으로 구리 정광의 공급 부족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수수료 비율이 높으면 시장 공급이 원활하고, 낮으면 원자재 부족을 시사한다. 올해 현물 수수료는 마이너스 영역으로 급감했다.

칠레 생산자 안토파가스타는 센티넬라 광산에서 생산한 정광 1만t을 톤당 마이너스 310달러의 처리 비용으로 넘겼다. 환율 기준에 따라 원화로 환산하면 약 41만 5183원 규모의 역마진 비용에 해당한다. 캐나다 테크 리소시스는 하이랜드 밸리 광산 원자재를 톤당 마이너스 370달러대, 원화로 약 49만 5541원 수준의 조건으로 판매해 왔다.

표면상 제련소가 광산에 돈을 지불하며 정광을 처리하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련소들이 정광에 포함된 금, 은, 황 같은 부산물을 팔아 수익을 올린다. 견적 기간, 부산물 크레디트, 비소 같은 불순물 페널티 등 부가 조건도 전방위로 활용된다. 표준 구리 매입 비율인 96.5%조차 일부 거래에서 조정되고 있다.

수수료 구조와 시장 왜곡의 배경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 수수료는 공급뿐 아니라 수요도 반영한다. 중국이 제련소를 지나치게 빠르게 건설한 점이 세계 광산 생산량만큼이나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둘째, 수수료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정광 시장의 실제 상황을 보여 주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하기 어렵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구리 분석가 앨버트 맥켄지는 표면적인 처리 비용은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며, 그 아래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숨겨져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광 시장은 복잡성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시장의 지침이 돼야 할 주요 거래 조건들이 점점 더 해석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경고다.

연간 벤치마크 하락과 제련 업계 반발


연간 벤치마크는 한 해 가장 큰 물량의 정광에 적용되는 기준 가격이다. 안토파가스타와 중국 제련소가 협상해 결정한 2026년 연간 벤치마크 처리 수수료는 톤당 0달러로 정해졌다. 이는 2025년 기준인 톤당 21.25달러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 기준을 실제 연간 공급 계약에 적용한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는 불분명하며, 벤치마크가 이미 분산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제련소들은 무처리 수수료 합의에 난색을 보였다.

일본의 대형 제련 기업인 JX 어드밴스드 메탈스는 "우리(일본)는 중국 제련소들처럼 수수료를 아예 못 받는(0달러) 굴욕적인 조건까지는 안 갔고, 그보다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이익이 남는) 계약을 따냈다"고 밝혔다

구리는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 확산으로 수요가 커지는 핵심 금속이다. 공급망 분석의 신뢰성 약화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도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