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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머스크 "중간선거 쩐의 전쟁"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로이터
머스크는 왜 공화당에 '올인'하는가
세계 최고 부자의 지갑이 다시 열렸다. 일론 머스크가 올해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해 쏟아부은 돈이 5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뉴욕타임스의 집계는,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은 개인의 지출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라는 기록을 남겼다. 슈퍼팩 '아메리카 팩'에 2억1천600만 달러, 공화당 상원을 지원하는 '상원 리더십 펀드'에 1억6천800만 달러, 하원 쪽 '의회 리더십 펀드'에 3천만 달러가 흘러갔다. 다크머니와 선거 막판 3주간의 기부가 빠진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공산이 크다. 중간선거 정치헌금으로 단연 1위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금액보다 궤적이다. 불과 1년 반 전인 2025년 5월, 머스크는 "할 만큼 했다"며 정치 지출을 크게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한 달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두고 정면충돌하며 신당 창당까지 거론했다. 그러던 그가 가을 들어 관계를 회복하더니, 이제는 공화당의 가장 큰 돈줄로 돌아왔다. 이 급격한 선회를 설명하는 열쇠는 무엇인가.

첫째, 사업의 논리다. 머스크의 제국은 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구조 위에 서 있다.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과 국방부의 핵심 계약자이고,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연방 교통 당국의 규제 판단에 운명이 걸려 있다. 인공지능 기업 xAI 역시 향후 AI 규제의 향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속에서 머스크 관련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진행되던 일부 조사와 규제 조치의 부담을 덜었으며, 자율주행·로켓 발사·청정에너지 정책 등이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면 이 흐름은 곧바로 흔들린다. 청문회와 조사권, 예산 심사권이 모두 야당 손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비판하는 쪽은 바로 이 지점에서 그의 기부를 '보은'이자 '보험료'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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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권력의 논리다. 의회는 대통령의 정책이 법이 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관문이다. 머스크가 상원, 그중에서도 텍사스 상원 선거의 켄 팩스턴 지원에 거액을 집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상원은 인준과 조약 비준, 그리고 필리버스터라는 강력한 장치를 쥐고 있다. 한 석의 향배가 전체 다수당을 결정할 수 있는 구도에서, 접전지 한 곳에 돈을 몰아넣는 것은 효율적인 투자다. 정치자금을 '영향력의 지렛대'로 쓰는 셈이다.

셋째, 신념의 논리다. 머스크를 옹호하는 쪽은 그가 단지 이해타산으로만 움직인다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오랫동안 과도한 규제와 관료주의, 이른바 '워크(woke)' 문화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해왔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지출 삭감을 밀어붙인 것도 그 연장선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공화당 지원은 자신이 믿는 작은 정부와 기술 혁신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정치적 선택이다. 그는 2022년 중간선거 당시에도 권력 분점이 양당의 극단적 과잉을 억제한다며 민주당 대통령 하에서는 의회에 공화당을 찍을 것을 권한 바 있다. 다만 같은 당이 백악관을 쥔 지금, 그 '견제론'이 이번 지출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넷째, 관계 회복의 논리다. 트럼프와의 공개 충돌은 머스크에게도 적지 않은 비용을 남겼다. 테슬라 주가와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렸고, 정부 계약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신당 창당 카드는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했다. 결국 그가 택한 길은 '전통적인 큰손 후원자'로의 복귀였다. 전면에 나서는 대신 슈퍼팩과 당 조직에 거액을 대는 방식은, 정치적 노출을 줄이면서도 영향력은 유지하는 계산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과학기술 분야 훈장을 수여한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완전히 복원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네 갈래의 해석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업적 이해, 권력 구도에 대한 계산, 이념적 성향, 그리고 개인적 관계가 한데 얽혀 5억 달러라는 숫자로 응결됐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머스크 자신이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지는 그만이 알 일이다.

동기가 무엇이든 남는 질문은 같다. 한 개인의 돈이 이 정도 규모로 선거판에 투입될 때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지지자들은 정치 기부를 표현의 자유로 보장한 2010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이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치 참여라고 말한다. 민주당 진영에도 거액 기부자가 있는 만큼 일방적 비난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정부와 막대한 계약 관계에 있는 기업인이 그 정부의 입법 권력을 사실상 '구매'하는 구조가 이해충돌의 극단이라고 경고한다.

오늘 치러지는 중간선거의 결과가 어느 쪽으로 기울든, 머스크의 5억 달러는 미국 정치에서 돈과 권력이 맺는 관계를 다시 묻게 만드는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가 지불한 것이 신념의 대가인지, 사업의 보험료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선거 이후 그의 기업들이 받아 드는 정책 성적표가 조금씩 답해줄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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