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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소니·워너 등 저작권 소송 패소 확정

창작자 저작권 반환 효력 해외까지 인정한 하급심 판결 유지
대법관 4명 심리 불참…음악업계 수십억달러 계약 영향 우려

지난 10월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새 회기 첫날 법정 입장을 기다리는 변호사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월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새 회기 첫날 법정 입장을 기다리는 변호사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니뮤직과 워너뮤직 등 세계 주요 음악업체들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에서 창작자에게 유리한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저작권법에 따라 창작자가 되찾은 저작권의 효력이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유지되면서 글로벌 음악업계의 저작권 계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BMG,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그룹, 워너뮤직 등 4개 글로벌 음악업체의 출판사업 부문이 제기한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작곡가 시릴 베터에게 유리한 제5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을 유지하는 결정을 전날 내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60년대 발표된 로큰롤 곡 '더블 샷(오브 마이 베이비스 러브)'의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시작됐다.

핵심 쟁점은 미국 저작권법에 따라 창작자가 과거의 저작권 양도 계약을 종료하고 권리를 되찾을 경우 그 효력이 미국 내 저작권에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해외 저작권에도 적용되는지였다.

앞서 뉴올리언스에 있는 제5연방순회항소법원은 저작권 반환의 효력이 해외에도 미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음악업체들은 이러한 판단이 유지되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업계 관행이 흔들리고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약들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4명 심리 불참…하급심 판단 그대로 유지


이번 사건에서 미 연방대법원은 저작권 반환의 해외 적용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법리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전체 대법관 9명 가운데 4명이 사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참한 대법관들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대법관들은 다음 회기에도 사건을 심리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저작권법에 따른 권리 반환이 해외 저작권에도 적용된다고 본 제5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대법원이 저작권 반환의 해외 효력을 직접 심리해 새로운 법률 해석을 제시한 것과는 구별된다.

그럼에도 주요 음악업체들의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해당 사건에서는 창작자에게 유리한 판단이 유지됐다.

◇1962년 발표곡 저작권 분쟁…56년 지나 반환 요구


분쟁의 대상이 된 곡은 베터가 고 도널드 스미스와 함께 1962년 작곡한 '더블 샷(오브 마이 베이비스 러브)'이다.

이 곡은 1966년 미국 록밴드 스윙잉 메달리언스가 녹음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베터와 스미스는 1963년 해당 곡의 저작권을 윈드송뮤직퍼블리셔스에 양도했다. 스미스는 1972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미국 저작권법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창작자가 과거에 체결한 저작권 양도 계약을 종료하고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예를 들어 1978년 이전에 이뤄진 저작권 양도의 경우 최소 56년이 지나야 하며 해당 작품이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제도는 무명 시절 협상력이 부족했던 창작자가 저작물의 가치가 높아지기 전에 불리한 조건으로 권리를 넘겼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베터는 이 조항을 근거로 2019년 윈드송에 저작권 양도 계약 종료를 통지했다. 계약 종료의 효력 발생 시점은 2022년으로 정했다.

이후 2019년 레즈닉뮤직그룹이 윈드송을 인수하면서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졌다.

◇미국 밖 저작권 놓고 충돌…1·2심 모두 작곡가 승소


베터는 2023년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연방법원에 레즈닉뮤직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레즈닉이 미국 밖에서 해당 곡에 대한 저작권을 포기하지 않고 다른 국가에서 작품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미국 법률에 따라 저작권 양도 계약이 종료됐을 때 해외에서 작품을 이용할 권리까지 원래 창작자에게 돌아가는지 여부였다.

2025년 셸리 딕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베터의 손을 들어줬다.

딕 판사는 베터가 반환받은 '더블 샷' 저작권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모든 권리와 소유권, 이익을 보유한 유일한 권리자라고 판단했다.

제5연방순회항소법원도 올해 1월 이러한 판단을 유지했다.

이후 BMG와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그룹, 워너뮤직의 출판사업 부문이 레즈닉이 보유했던 해당 곡의 저작권 지분을 취득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음악업체들 "50년 업계 관행 흔들려" 반발


음악업체들은 미국 저작권법에 따른 계약 종료의 효력을 해외 저작권까지 확대하면 국제적인 저작권 거래와 계약 체계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하급심 판결이 지난 50년간 이어져 온 음악업계 관행을 뒤흔들었으며 법률 문구와 기존에 확립된 해석에서도 크게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법률 해석이 유지될 경우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베터 측 변호인들은 음악업체들이 제기한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으로 베터에게 유리한 하급심 판단은 유지됐지만 저작권 반환의 해외 적용 범위를 둘러싼 법률적 논쟁 자체가 대법원에서 실질적으로 심리된 것은 아니다.

주요 음악업체들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국제 저작권 계약 관행과 창작자의 권리 회복 범위를 둘러싼 갈등은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부각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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