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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뛰자 채권 방패마저 깨졌다… 연준이 밝힌 '주가·국채 동반 추락'의 비밀

- 美 연방준비제도 연구진, 2022년 이후 선진국 국채 금리의 물가 민감도 3.2배 급등 확인
- 고물가 속 에너지 공급 충격 가세… 유로지역과 영국 채권시장까지 긴축 공포 확산
- 한·미 장기물 금리 동조화 불가피… 기업 외화 조달 비용과 채권 평가손 압박 가중
물가가 치솟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폭락해도 국채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기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물가가 치솟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폭락해도 국채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기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4
물가가 치솟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폭락해도 국채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기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구진 칸린 리와 엠레 욜다스는 공식 연구 보고서 '페즈 노트'를 통해 2022년 이후 미국 물가 충격에 따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반응 민감도가 이전보다 3.2배가량 커졌다고 발표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정책 결정과 별개로 도출된 이번 분석은 고물가 국면에서 채권의 안전자산 방어막이 무너진 구조를 밝혀내 한국 금융시장의 차환 금리 형성에도 구조적 경고등을 켰다.

중동 분쟁이 드러낸 전통 자산 배분의 균열


오랜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채는 증시 급락을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였다. 주가가 떨어지면 경기 침체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국채 가격이 오르며 주식 손실을 메워주는 공식이 성립했기 때문이다.

연준 연구진이 2026년 10월 16일(현지시각)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안전자산 보호막은 2026년 초 중동 지역 갈등 확산 과정에서 심각한 균열을 드러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선진국 주요 증시가 일제히 미끄러졌지만 장기 국채 가격 역시 함께 주저앉았다.

물가가 목표선인 2%를 훌쩍 넘긴 상태에서 공급 충격이 덮치자, 시장이 경기 방어보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잡기 위한 통화 긴축 장기화를 먼저 가격에 반영한 탓이다.

세 배 이상 튀어 오른 국채 금리 민감도


연구진이 1990년 1월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의 금융 거래 통계를 추적한 결과, 자산 간 상관관계는 완전히 뒤집혔다. 2000~2019년 예상치를 웃돈 미국 물가 지표 발표 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의 반응 계수는 0.048에 불과했으나, 2022년 이후에는 0.155로 치솟았다. 과거 대비 반응 탄력성이 3.2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미국의 물가 충격은 대서양 건너편으로 고스란히 번졌다. 2022년 이후 미국 물가 충격 발생 시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반응 계수는 0.113, 영국은 0.078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동반 상승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수익률 반응 계수는 마이너스 1.719까지 밀려났다. 주가와 국채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이던 정상 국면과 달리, 주가가 내릴 때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 가격마저 떨어지는 손실 증폭 구조가 뚜렷해졌다.

한국 장기물 금리 동조와 조달 시장 부담


선진국 국채 금리의 물가 민감도 급등은 한국 장기 금리 형성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 궤적을 밀접하게 추종하는 구조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원화 가치 변동성과 맞물려 한국 기업들의 외화 채권 발행 여건과 장기 설비투자 조달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경로를 밟는다.

당장 6개월 안팎의 단기 흐름에서는 원유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으면서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한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의 자산 운용 부담 및 평가 손실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

향후 1~3년의 시계에서도 고물가와 공급망 교란이 상시화하면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하던 전통 분산 포트폴리오의 실효성이 크게 퇴색된다.

다만 이러한 동반 약세 현상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글로벌 원자재 유통망이 정상화되고 주요 선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 궤도 안으로 진입하면, 중앙은행들이 성장 둔화에 맞서 금리를 내릴 공간이 열리면서 채권의 위험 회피 기능도 예전의 탄력을 되찾을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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