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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문턱 넘어 더 노골적으로… 유럽은 대응 강화, 미국은 혼선

드론 열차·공항 타격 시도 잇따라… 은밀 공작 벗어나 직접 물리 타격 전환
국제 안보 싱크탱크 영공 침범 100건 확인… 폴란드 시각 식별 배제 즉각 격추 결단
러 공작원 미 본토 요인 살해 음모 적발 직후 푸틴 초청… 백악관 엇갈린 신호로 혼란
물리적 도발과 사이버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전쟁 이미자.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물리적 도발과 사이버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전쟁 이미자.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
러시아가 서방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과 가짜뉴스, 선거 개입 같은 비군사적 수단과 무력을 뒤섞는 '하이브리드 전쟁'을 비밀 공작 단계를 넘어 기간시설과 요인을 직접 노리는 무력 도발을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수판 센터는 10월 18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러시아의 공세가 기존 '하이브리드 전쟁'의 한계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과거 배후를 숨기던 회색지대 전술을 벗어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을 강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물리적 외부 작전에 돌입한 반면 서방 진영의 대응은 둘로 갈라지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서방 거점과 주요 인사 겨냥한 물리 공격 실태


지난 9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 안보 회의를 마치고 폴란드로 향하던 서방 고위급 인사들의 귀국 열차가 공습을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열차에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탑승해 예정보다 일찍 출발했으며,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뒤이어 같은 경로의 기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 회사 우크르잘리즈니차가 긴급 하차 명령을 내린 지 약 15분 만에 러시아 자폭 드론이 열차를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들은 해당 드론이 앞서 출발한 유럽 전직 총리들의 외교 열차를 조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직 미국 CIA 국장은 물론 유럽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안전이 적의 직접 타격권에 노출되는 아찔한 순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본토의 핵심 물류망도 공격 표적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폭발물을 탑재한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화물기 날개를 공격한 바 있다. 라이프치히 공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 전선의 핵심 공수 거점이다. 폭발 장치 결함으로 대규모 피해를 면했으나 서방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타격 의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의 즉각적 군사 대응과 러시아의 미 본토 공작


영국 런던 소재 군사안보 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러시아 군용기와 드론이 서방 영공을 침범한 사례를 100건 이상 집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체가 격추된 리투아니아 상공부터 민간 시설이 파손된 루마니아 국경 지대까지 도발 범위가 나토 전선 전역으로 넓어졌다.

실제 무력 침범에 직면한 유럽 국가는 방공 교전 기준을 낮추며 군사 대응 수위를 높였다. 체자리 톰치크 폴란드 국방부 차관은 9월 말 폴란드 전투기가 러시아 드론을 격추할 때 조종사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레이더로 포착하는 즉시 파괴할 수 있도록 교전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물리적 공작망은 대서양을 건너 북미 대륙 내부까지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해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비판 인사를 감시하고 살해하려던 일당 5명을 테러 자금 조달 및 청부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배후를 숨기던 암살 기도가 미국 본토에서 적발된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

미국의 엇갈린 대외 신호와 향후 안보 전망


유럽 각국이 군사 조치를 서두르는 동안 미국 행정부의 대응 기조는 방향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은 9월 1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반체제 인사 암살 모의 혐의 기소 사실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도발 행위를 정면 겨냥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기소 발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했다. 같은 달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대러 제재 법안에 서명한 직후 곧바로 제재 완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상반된 조치를 내놓으며 정책적 혼선을 키웠다. 존 랫클리프 미국 CIA 국장이 지난 8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접촉을 가졌으나 일관된 전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유럽이 무력 대응 수칙을 강화하며 군사적 방벽을 쌓는 반면 미국이 엇갈린 외교 신호를 발신함에 따라 서방의 안보 균열은 점차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대러 방어 기준을 통일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는 사이 러시아는 서방의 실제 대응 한계선을 시험하기 위해 유럽과 미 본토를 넘나드는 물리적 도발 강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고, 유럽도 이에 상응하여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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