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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연 국산 전투기 보라매, 날개 펴기도 전에 맞닥뜨린 단가 벽

- 첫 양산기 인도로 사천 공장 생산라인 공식 가동
- 초기 물량 고정비 분산에 대당 1400억원대 육박
- 노후 전투기 공백 메울 백열아홉 대 적기 공급 과제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된 첫 번째 양산형 KF-21 보라매 전투기(001호)가 경상북도 예천의 첫 작전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된 첫 번째 양산형 KF-21 보라매 전투기(001호)가 경상북도 예천의 첫 작전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26년 9월 22일 경남 사천 공장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케이에프-21(KF-21) 보라매 첫 양산 기체를 한국 공군에 인도했다.

이란 언론사 가트레는 2026년 10월 18일(현지시각) 보라매가 양산 체제에 들어가며 실전 전환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노후 전투기 퇴역 일정과 초기 소량 생산 구조가 맞물리면서 제조 원가 통제와 공정 안정이 방산 생태계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반세기 지킨 노후 기체 퇴역과 전력 공백


이 매체는 한국 공군은 2024년 6월 7일 F-4E 팬텀을 공식 퇴역시켰다고 보도했다. 1969년 팬텀 기종을 처음 들여온 뒤 반세기 넘게 영공을 지키다 작전 임무를 완전히 끝냈다. 마지막까지 비행을 맡았던 기체들도 45년 안팎 동안 하늘을 지켰다.
면허 생산 기체인 제공호를 비롯한 F-5 계열 약 50대도 퇴역을 앞두고 있다. 1970~1980년대 배치된 잔여 기체의 피로도 누적과 정비 부담이 커지자,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은 퇴역 시점을 2030년에서 2027년 말로 앞당겼다. 공군이 최종 도입할 120대 가운데 현재 제작사 납품 단계를 밟은 기체는 첫 양산기 1대다. 나머지 119대가 차례로 들어올 때까지 공군은 기존 전력을 안배해 영공 방위 공백을 메워야 한다.

소량 분할 발주에 솟구친 제작 단가


이란 가트레 보도를 보면 초기 양산 물량이 40대 안팎으로 제한되면서 설비 구축에 들어간 고정 비용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공대지 기능을 결합한 후속 단계 기체 제작비는 30%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추진 초기 거론됐던 대당 7000만 달러(약 936억 4600만 원)선은 훌쩍 넘어섰다.

기체 본체 가격은 공대공 기본형이 8300만 달러(약 1110억 3740만 원) 선이며, 공대지 정밀 타격 기능을 더한 다목적형은 1억 1200만 달러(약 1498억 336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쌍발로 들어가는 제너럴일렉트릭 F414 엔진과 국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조달비가 별도로 더해진다.

엔진과 항전장비를 합산한 실질 획득 비용은 대당 최대 1억 1200만 달러(약 1498억 3360만 원)에 달한다는 관측이다. 이는 수천 대 양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미국 록히드마틴 F-35A의 기체 순수 단가(8500만 달러)나 보잉 F-15EX(9500만 달러)를 단순 수치상 웃도는 수준이다. 조달 계약 구조와 총사업비 산정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초기 생산 단계의 단가 압박은 분명한 부담이다.

조립 라인 가동과 해외 활로 모색


첫 기체 인도로 사천 공장의 본 조립 라인은 궤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면허 생산을 맡고, 한화시스템은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공급하며 생산 속도를 맞추고 있다.

제조사 측은 스텔스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개량형과 함께 엔진 자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험 비행 목표 시점은 2040년으로 잡혀 있다. 독자 엔진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해외 엔진 라이선스 의존과 조달 단가 상승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제조 원가를 낮추려면 대량 생산 체제 조기 진입이 절실하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필리핀이 12~24대 구매를 저울질하고 있고 말레이시아가 차세대 사업에서 30대 안팎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초도 물량을 결함 없이 전력화하고 해외 계약을 끌어와야 생산 단가를 낮추는 선순환이 열린다. 수주 협상이 길어지거나 세계 방산 공급망 원자재 가격이 더 뛸 경우 군의 획득 예산 부담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공군 실전 운용에서 입증할 신뢰성과 수출 시장 계약 성사 여부가 기체 가격 경쟁력을 결정짓는 잣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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